노후한 ‘해운대 신시가지’…미래 도시로 변화 시도

입력
2020.12.08 14:29
도시브랜드 공모해 명칭 바꾸고 
문제 진단 및 해결 방안 용역 착수 
참여단 구성 지역주민 의견 반영


‘그린시티’, ‘블루시티’, ‘장산시티’... 지난달 9일부터 30일까지 부산 해운대구가 실시한 해운대(좌동) 신시가지 도시브랜드 명칭 공모에 몰린 이름들이다. 이 기간 서울, 대구, 인천 등 전국 대도시는 물론 군 단위에서도 공모에 참여했다. 참여 건수만 모두 1,600건이 넘는다. 조미숙 해운대구 소통협력과 주무관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해운대 신시가지의 새 이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놀랐다”고 말했다.

노후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를 새롭게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명칭을 새로 바꾸거나 변화를 위한 방향과 각종 관리 계획 등을 다룰 연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8일 전국에서 공모한 명칭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해운대구는 오는 23일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운대구 측은 “해운대 신시가지의 새로운 성장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명칭을 새롭게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 신시가지’는 1996년 부산시 최초의 계획도시로 탄생할 당시 지어진 이름으로, 20년이 훨씬 지나도록 사용한 오래된 명칭이다.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는 해운대 마린시티나 센텀시티 등과 같이 새로운 도시의 경향을 반영하는 도시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해운대 신시가지 전반에 대한 연구도 착수한다. 신시가지가 조성된 지 20년을 넘기면서 도시 곳곳에서 인프라 노후화가 진행되는 데다 빠른 속도로 인구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은 아파트가 약 370동 2만900여 세대로, 전체 주택의 90%를 넘어섰다. 2016년 11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인구는 해마다 감소해 올 상반기 기준 9만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만 2,000여 명이 빠져 나갔다.

이 같은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과 함께 방향을 찾겠다는 것이다. 우선 오는 15일부터 ‘신시가지 지속가능한 도시성장 구상 용역’에 들어간다. 신시가지의 노후화된 시설과 공동주택 등을 재정비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또 신시가지의 범위를 좌동에만 국한 하지 않고 송정이나 청사포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장해 미래지향적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을 잡겠다는 것이다.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와 미포~송정 일대 1,532만㎡가 연구 대상으로 정한 이유다. 용역은 예산 4억 9,300만원을 투입해 1년 동안 실시한다. 이후 부산시와 정부 등에 관련 건의와 협의를 진행한다.

용역에서는 신시가지가 지속 가능한 도시로 변화하기 위한 방향과 각종 관리 계획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교통, 공원ㆍ녹지ㆍ하천, 기반시설 등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건축물 계획, 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 등을 두루 다룬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통한 재생 방안과 교통ㆍ교육 등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신시가지의 미래를 구상하는 데 주민 의견도 반영한다. 도시ㆍ주거를 비롯한 경제ㆍ산업, 교통, 환경ㆍ안전, 스마트시티 등 5개 분과마다 20명 내외의 주민이 참여하는 ‘100인 주민참여단’을 내년 초 공개 모집한다는 구상이다. 해운대구 측은 지역에 관심이 많고, 전문 지식 등을 갖춘 지역민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최수목 해운대구 기획조정실 기획팀장은 “2030년까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노후 신시가지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과정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신시가지를 지속 가능한 지역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다방면으로 진행될 것”라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