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직원들의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집회가 8일 열렸다.
이날 오전 영하의 날씨 속에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 앞 광장에 나온 알펜시아 리조트 노조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묵묵히 직장을 지켜온 것은 물론 평창올림픽을 치르는데 기여한 노동자들을 홀대해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위해 설립된 알펜시아 리조트가 7,700억원의 빚을 안은 채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올림픽 성공개최 주역으로 숨은 역할을 해 온 임직원 500명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을 뿐이어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단체행동에 나섰다"는 게 노조의 얘기다. 노조 측은 이어 매수 기업 선정 과정에서 고용 안정을 문서로 보장할 것과 인수절차에 노동자 대표 참여도 요구했다.
평창 용산리 일대에 자리한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2006년 공사에 들어가 2009년 완공했다. 하지만 2007년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러시아 소치에 밀려 2014년 대회 유치에 실패했고, 리조트 분양에 실패하면서 2009년 완공 뒤엔 1조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됐다.
삼수 끝에 평창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차이나,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업체들이 매각을 타진키도 했으나 실제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0년을 버티며 매각과 자구책을 동시에 추진하던 강원도는 올해 1월 맥킨리 컨소시엄과 협약을 했으나 역시 매각에 실패했다. 당시 중국에 퍼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보증금이 약속한 날짜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강원도는 지난달 고급빌라와 회원제 골프장(27홀)으로 이뤄진 알펜시아 A지구와 리조트와 호텔, 워터파크, 스키장이 자리한 B지구, 평창올림픽을 치른 스포츠 시설인 C지구, 주식 전체를 공매시장에 내놨다.
10일까지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의 예비실사가 이뤄진다. 23일 최종 낙찰자가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와 공사 측은 내년 2월 3일까지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알펜시아 공개매각이 시작되자 노조는 지난달 23일 고용안정을 약속 받기 위한 대응팀을 만들었다. 이어 지난달 30일 강원개발공사 미래전략팀장과 면담을 갖고 강원도에도 요구안을 전달했다. 고용과 단체협상 승계 등을 보장받기 위해 임직원 서명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공사 측은 "알펜시아 직원들의 고용보장은 매각 과정의 필수조건"이라며 "고용승계 문서 보장과 매각절차의 노동차 참여 보장은 매수자가 확정된 뒤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