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에 대해 "사과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이중적이고 뻔뻔한 정권은 처음 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이 위법하고 포악에 가까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을 다 지켜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뜻과 일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을 지키라고 했는데, 이미 깨진 것"이라며 "감찰위원회와 행정법원, 검사와 대한변협, 참여연대까지도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가 취하돼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이 마치 자기는 절차의 공정성을 지켜주는 것처럼 하는 이 이중성에 참으로 분노가 치솟는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추진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 추진이 모두 '자기 편 사람'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권력의 핵심이 관계된 수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단 없이 진행하고 있으니까 윤석열 총장을 쫓아내려고 저렇게 무리수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수처를 빨리 만들어서 공수처장을 추미애 장관처럼 자기 편을 들고 충성할 사람을 뽑아놓으면 그 사건들을 모두 빼앗아 와 사건을 묵살하든지 수사를 방해하려고 이렇게 무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공수처장 추천을 조율했지만 여당이 애초에 합의된 공수처장 후보를 내놓을 의사가 없었다고 봤다.
그는 민주당에서 새로운 후보들을 제시했고 국민의힘도 문 정부에서 중용된 차관급 인사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연락한 결과 본인이 고사했거나 답이 없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면서 "(민주당이) 윤석열 트라우마가 있어서 완전히 끝까지 자기편일 사람이 아니면 안 쓰려고 하는구나 느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본회의에서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180석을 지닌 여당의 개정 추진을 막을 수단은 없다.
주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180석 가지고 또 대통령의 돌격 명령으로 밀어붙이면 우리가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그 법은 부실투성이고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들의 치부와 비리를 덮으려고 무리하게 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다 알면 결국 이 공수처는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고 이 정권 자체의 몰락을 재촉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