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오른 '베트남 국제결혼 커플 인터뷰 영상’. 한국 남성이 어린 베트남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베트남 여성= “한국어도 배우고 일을 구해서 2, 3년 뒤에 아기를 낳을 계획이에요”
▶한국 남성= “2, 3년 뒤요? 그런데 이 영상을 보는 남성들은 국적을 딴 뒤에 도망가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베트남 여성 = "지금 저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한 거예요."
본인 동의를 받은 동영상이라며 모자이크 없이 여성 얼굴을 고스란히 공개하지만 본인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거기다 이 동영상에는 ‘국적 따면 도망가려고?’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도망치지 않는 베트남 여성' 같은 표현에 반인권적이란 비판이 쏟아진 지 오래됐음에도 그렇다.
8일 국제결혼 불법광고를 모니터링하는 한국건강가정진흥원(한가원) 관계자는 “동영상 시대가 되면서 여성을 상품화하는 불법 국제결혼 동영상들이 더 활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이런 불법 온라인 광고 적발건수는 2018년 625건에서 2019년 5,168건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단속은 더 어려워졌다. 최근에는 아예 '국제결혼 커플의 일상을 보여주겠다'며 브이로그(영상일기) 형식까지 등장했다. 한가원 관계자는 “브이로그 방식으로 제작된 것은 실제 개인이 제작한 것인지, 광고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위반사실을 통보받은 뒤 유튜브 광고 영상을 내려버리면 처벌은 어렵다.
여가부는 단속을 더 강화하기 위해 결혼중개업 관리법 시행규칙에다 ‘인권 침해 요소’ 항목을 추가키로 했다. 상대 여성의 얼굴, 키, 몸무게 등을 상품화하듯 보여줄 경우 인권침해를 이유로 단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