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하지 마세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사람들에게 전하는 부탁이다. AP 통신은 7일(현지시간) “환영 받지는 못하겠지만 생명을 구하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통신에 따르면 WHO의 긴급대응팀장인 마이클 라이언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옹도 ‘밀접 접촉’으로 분류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라이언 박사는 “훌륭한 의료 체계 및 기술을 갖춘 미국에서 분당 1, 2명꼴로 사망자가 나온다는 건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는 연말에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너무 가까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등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8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전 세계 확진자의 3분의 1가량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코로나19 기술팀장 역시 “대개 감염은 직장이나 집에서 오랜 시간 함께 식사하거나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때로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는지 요인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포옹 자제를 당부했다.
앞서 영국 정부의 최고 의학 보조관인 크리스 휘티 박사도 생존을 위해서는 연휴 기간에 고령의 친척들과 포옹하거나 입맞춤을 하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라이언 팀장은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대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사람들에게 데이터와 혜택(에 대한 정보)을 제공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게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건 분야 노동자와 고령층이 먼저 맞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예방접종전략자문단이 이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며 각각 감염과 사망 위험이 큰 보건 의료 종사자와 고령층의 접종을 우선해야 하고 이후 백신 공급이 증가하면 기저 질환자와 소외 계층에게 접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접종 초기에는 백신을 맞는 인구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부와 지역 사회, 각 개인이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케이트 오브라이언 WHO 예방접종팀장 역시 “백신 접종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이를 자동으로 끝내는 스위치는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방역 수칙 준수를 요청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엔은 12월 27일을 ‘세계 유행병 대비의 날’로 선언했다. 총회가 채택한 결의안은 “향후 유행병이 발생할 경우 초반부터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행병 발생 시 국제적 협력 및 다자 간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견된 뒤 전 세계로 확산돼 지금까지 6,600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150만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WHO는 올 3월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