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단, 비만약 만큼 체중 감량 효과

입력
2020.12.07 16:00


유방암을 앓은 적이 있는 여성이 꾸준히 지중해식 식단을 하면 항(抗)비만 약제만큼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조아라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지중해식 식단과 항비만 약제의 병용 요법을 통한 과체중 유방암 경험자의 체중 감소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중해식 식단은 채소ㆍ과일ㆍ콩류ㆍ통곡물 등을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1주일에 최소한 2번 이상 생선ㆍ해산물ㆍ닭고기 등 가금류를 먹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유방암 환자의 재발 및 전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여러 대사적인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유방암 경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과체중 유방암 경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비만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A그룹(14명)은 지중해식 식단과 항비만 약제를 병용했고, B그룹(20명)은 지중해식 식단만 섭취했다. 또 일반 과체중 환자인 C그룹(22명)을 대상으로 지중해식 식단과 항비만 약제의 병용요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A, B, C그룹의 체중 감량 수치는 각각 2.8㎏, 1.8㎏, 2.5㎏이었다. 또 세 그룹 모두 공복 혈당ㆍ인슐린ㆍ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향상됐다.

하지만 지중해식 식단과 항비만 약제의 병용 요법이 지중해식 식단 단독 요법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보이진 않았다.

이지원 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은 항비만 약제 투여와 관계없이 유방암의 전이나 재발과 관련 있는 비만도를 개선하고 대사 지표를 호전시켰다”며 “지중해식 식단을 잘 준수하면 항비만 약제만큼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비만(diabetes, metabolic syndrome and obesity: Targets and Therap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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