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시행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과학탐구영역 물리학Ⅱ 과목에 출제 오류가 있다는 주장이 7일 나왔다. 문제가 된 문항은 수능 물리학Ⅱ 영역의 18번 문항으로, 제시된 그림과 문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항에는 높이가 h인 지점에서 속력 3v로 출발한 물체가 제시된 그림과 같은 궤도를 따라 운동하다가 속력 2v로 수평면에 도달했다고 돼 있다. 물체가 등속도 운동을 하는 S1 구간 끝에서 역학적 에너지는 11/12mgh인데, 물체의 운동에너지는 18/12mgh보다 큰 값이다. 역학적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의 합이다. 따라서 S1 구간 끝에서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는 음(-)의 값을 가진다.
이를 감안하면 물체는 S1 구간 끝에서 수평면 아래에 있어야 하지만, 제시된 그림에서 물체는 수평면보다 위에 있다. 물체의 운동 경로에 오류가 있으면 문제의 성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최점호 종로학원학력평가연구소 과학팀 강사는 "그림이 문제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문제 오류로 판단된다"며 "'정답 없음' 처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로학원학력평가연구소 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 올라온 여러 문항들 가운데 이 문항에 대해서는 해당 과목 복수의 강사들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18번 문항에 대해 평가원의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약 10건의 문의가 올라왔다. 문제 오류를 지적한 글이 상당수였지만, '그림 오류가 문제 풀이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낸 경우들도 있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물리Ⅱ를 선택한 학생은 모두 3,683명이다.
7일 오후 5시 기준 평가원의 이의 신청 게시판에는 △국어 138건 △수학 13건 △영어 46건 △사회탐구 119건 △과학탐구 78건 △한국사 2건 △직업탐구 3건 △제2외국어/한문 1건 등 400건의 이의 신청이 접수됐다. 국어에서는 37번 문제에 80여건의 이의 신청이 집중됐다. 5개 지문 중 4번이 정답인지만, 1번도 정답일 수 있어 복수정답으로 처리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수능 출제 오류는 지난 2016년에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했다. 당시 한국사 14번 문항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되고, 물리Ⅱ 9번 문항이 '정답 없음'으로 처리됐다.
수능 문제 출제를 맡은 평가원은 7일 오후 6시까지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는다. 이의 신청에 대한 답변은 14일 오후 5시에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