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석열 징계위 앞두고 주목 끄는 '3가지 외적 변수'

입력
2020.12.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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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판사 사찰' 의혹, 7일 법관회의서 논의되나 
②주초 '라임 관련 검사 향응수수' 수사 결론
③공수처법 9일 처리되면 尹 입지 약화 가능성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검사 징계위원회가 오는 10일 예정된 가운데, 검찰 안팎에선 세 가지의 ‘외적 변수’가 징계위 개최 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윤 총장 징계 여부 및 수위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주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향후 윤 총장의 앞날에는 어떤 식으로든 여파를 미칠 수밖에 없는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미다.

법조계가 가장 주시하는 ‘이벤트’는 7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다.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선발된 대표 판사 125명이 ‘코로나19’ 특수 상황을 감안, 이날 오전 10시부터 온라인 화상회의를 할 예정인데, 윤 총장의 핵심 징계사유인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이 정식 안건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이미 확정된 안건 8개에 이 사안이 포함돼 있진 않지만, 현장에서 발의될 경우 10명 이상이 동의하면 논의가 가능하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검찰의 ‘재판부 분석 보고서’ 작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인식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넓게 퍼져 있다”면서 상정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만약 회의에서 이 사안이 공식 논의되고, 나아가 ‘검찰의 유감 표명’ 또는 ‘진상조사 요구’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이 채택된다면 징계위 심의를 앞둔 윤 총장에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도 힘이 실릴 수 있다. 그러나 대표법관들의 반대 의견이 많아 아예 안건에 오르지 못하거나, “검사의 공소유지 업무 일환”이라는 검찰 해명대로 ‘사찰로 볼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일 경우 윤 총장으로선 한결 부담을 덜게 된다.

이르면 7일, 늦어도 이번 주 중반쯤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라임자산운용 관련 검사 향응 수수 의혹’ 중간수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남부지검은 라임 의혹 수사팀 일원이었던 A 부부장검사와 이모(50) 변호사,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을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3명에게 고급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했다”는 김 전 회장의 폭로에 일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물론 라임 의혹 사건은 윤 총장에게 청구된 징계 혐의 6개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추 장관이 지난 10월 말 ‘검사비위 보고 은폐ㆍ무마 의혹’ ‘정치인 수사 편향’ 등을 들어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 감찰을 지시하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마저 박탈했던 사건이라는 점에서 윤 총장에겐 ‘악재’가 될 수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애초 ‘11월 내 결론’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수사결과 발표 시점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처리될지도 관심사다. 공수처법 통과 여부가 윤 총장 징계 심의에 직접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여권은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은 윤 총장”이라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핵심과제인 공수처가 출범하면, 징계위 이후에도 윤 총장은 잠재적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주영 기자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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