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가 3조원 수준의 3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된 3조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저소득층이나 고용 취약계층을 도울 재원은 따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원은 예비비를 포함해 각종 기금ㆍ불용 예산 등을 활용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 예산에 반영된 코로나19 맞춤형 피해지원 예산 3조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사용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통과 뒤 "(4차 추가경정예산)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급 때 3조원 정도 소요를 감안해서 이번에 3조원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행정 조치로 직접 매출이 감소하는 업종에 우선 3조원을 투입한다는 얘기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도 정부는 집합금지업종에 200만원, 영업시간 제한업종에 150만원, 매출 감소 일반업종에 1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저소득층, 청년,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최근 "집합금지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재원 3조원을 반영했다"면서도 "청년이나 저소득층 등의 재난지원금 대상 포함 여부는 추가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도걸 예산실장도 "정부는 국회가 마련한 예산 3조원에 플러스 알파로 재원을 보태서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확정되자마자 '증액' 가능성을 곧바로 언급하는 것은 거리두기 조치 장기화로 저소득층과 고용 취약계층 등이 받는 경제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1~2차 확산 때도 이들 계층은 경제적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아왔다. 실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됐던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55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나 급감했다. 그나마 1분위 전체 소득이 1.1% 감소에 그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지원하는 공적 이전소득이 15.8% 늘어 소득 감소분을 메워준 덕이었다.
고용 취약계층 역시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음식점처럼 강제로 문을 닫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 고용(특고)계층은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올해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한 175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 특고·프리랜서의 올해 3, 4월 소득은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평균적으로 6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청년층도 10월 기준 확장실업률이 24.4%에 달하는 등 코로나19 고용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이 아닌 이들을 지원하는데 기금과 불용 예산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안 실장은 최근 "국가가 63개 기금도 가지고 있고, 소상공인 새희망 자금 집행 잔액도 있다"며 "그런 것도 보태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등 관련 기금과 4차 추경 불용 예산으로 재난지원금 전체 규모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도권 2.5단계 격상, 거리두기 기간 연장 등을 모두 감안해 지원 대상과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외에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