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PV 시장은 말 그대로 ‘기아 카니발’의 독무대 위에 일부 ‘주변 브랜드’의 존재들이 소소한 연출을 더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일방적인 시장 속에서도 여러 도전자들이 국내 MPV 시장의 다양성을 부여하며 그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한불모터스가 국내 시장에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역시 이러한 다양성의 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기아 카니발과는 또 다른 존재감, 특히 작지만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그리고 독특한 유럽의 감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행보의 힘을 더하고 있다.
그렇게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국내 MPV의 기준으로 바라 보았을 때 무척이나 컴팩트한 체격을 바탕으로 ‘공간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실제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의 체격은 4,600mm의 전장을 갖췄고,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825mm와 1,645mm에 불고하다.
이러한 수치는 국내 시장에 출시된 MPV 중에 가장 컴팩트한 체격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신 휠베이스가 2,840mm에 이르며 작은 체격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추구함을 느낄 수 있으며 공차중량 역시 1,620kg으로 무척 가벼운 특징을 갖고 있다.
시트로엥이 그려낸 프렌치 투어러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말 그대로 컨셉카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어쩌면 난해할 수도 있는 실루엣은 사실 그 어떤 MPV보다 더욱 실용적이고 넉넉한 공간, 그리고 탁월한 개방감 및 유럽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채광’에 대한 매력을 대폭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분리형 헤드라이트’ 및 유니-스타일의 전면 디자인 및 실루엣의 연출 등을 효과적으로 제시하며 ‘프랑스 디자이너’들의 감성과 독창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의 전면 디자인은 무척이나 독특하다.
시트로엥의 더블 쉐브론 엠블럼을 기반으로 한 프론트 그릴과 분리형 헤드라이트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여기에 깔끔하게 다듬어진 바디킷은 색채의 대비를 통해 더욱 개성 넘치고 세련된 감성을 더한다.
이와 함께 공간의 여유, 개방감 등을 이뤄내는 갭 포워드 스타일 및 쿼터 글라스를 더한 A 필러의 디자인 등을 더해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만의 독특한 감성, 그리고 공기저항을 낮추는 ‘기능의 연출’까지 더하며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측면은 독특한 루프 디테일 및 차체에 길게 이어지는 곡선의 연출 되는 전형적인 MPV의 모습을 제시한다. 여기에 도어 패널 높이만큼 넉넉하게 확보한 창문을 통해 탑승자에게 더욱 우수한 채광량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독특한 알로이 휠이 더해져 시각적인 매력을 높인다.
후면에는 입체감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독특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실루엣 및 테일 게이트를 통해 MPV의 ‘비례’에 대한 깔끔한 방점을 찍는다. 참고로 테일 게이트에는 길쭉한 크롬 가니시 및 검은색 엠블럼을 더해 ‘보는 재미’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데뷔한지 이미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존재지만 2020년의 기준으로도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충분히 여유롭고 매력적인 공간의 가치, 뛰어난 개방감을 제시하며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넉넉한 공간 감각은 물론이고 쾌적한 개방감을 느끼게 하는 대시보드와 센터 타입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그리고 독특한 윈드 실드 및 선바이저 구조를 갖춘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말 그대로 상쾌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스티어링 휠과 칼럼식 기어 시프트를 탑재한 덕에 탈착식 센터 콘솔을 적용할 뿐 아니라 공간의 여유를 더하는 것 역시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능적인 부분에서 특별한 점은 없지만 간단한 조작으로 내비게이션, 오디오, 전화, 차량 세팅 등 운전자 및 탑승자가 원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게다가 인터페이스의 구성 및 사용 방식이 무척 간단한 편이라 차량에 적용된 기능에 대한 적응 시간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다만 ‘실용성’에 집중한 탓에 일부 편의성은 국산 차량 등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다.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공간은 7명의 탑승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탑승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1열부터 3열까지 총 2+3+2의 구성을 갖춘 시트 바리에이션은 다양한 조작, 배열이 가능하고 ISOFIX 시스템의 광범위한 적용을 통해 자녀가 많은 가족들에게도 최적의 기능, 활용성을 선사한다.
실제 1열 시트의 경우에는 비교적 넉넉한 크기, 그리고 윙-아웃 타입의 헤드레스트 등이 적용되며 더욱 우수한 가치를 제시할 뿐 아니라. 마사지 기능과 암 레스트 등도 함께 적용되어 있어 기능적인 매력을 한껏 느끼게 한다.
게다가 이어지는 2열과 3열의 경우에는 ‘시트처럼 보이는 것’이 장착된 것이 아니라 명백히 분리된 개별 시트를 적용하여 탑승자에 대한 배려를 높인다. 물론 시트의 절대적인 크기, 그리고 쿠션의 볼륨감이 내심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개별적인 시트 조절 기능과 수동 방식이지만 손쉬운 조작 방식 등이 더해져 그 가치가 상당하다.
다만 차량의 절대적인 체격이 제한되는 만큼 2열과 3열을 모두 활용할 때 ‘절대적인 공간’이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작은 차체에 3열의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가 3열 시트까지 모두 사용할 때의 적재 공간은 무척이나 협소하다.
그러나 3열 시트, 그리고 2열 시트를 하나씩 접기 시작하면 여유로운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실제 모든 시트를 접을 때에는 2,181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여느 대형 SUV나 상용 밴이 부럽지 않은 모습이다. 게다가 적재 공간의 높이도 낮은 편이라 공간의 활용성이 뛰어난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를 이끄는 컴팩트한 블루HDi 디젤 엔진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보닛 아래에는 PSA 그룹이 자랑하는 컴팩트 디젤 파워트레인 구성이 자리한다.
131마력과 30.61kg.m, 누가 보더라도 7인승 MPV에게는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출력을 제시하는 블루HDi 디젤 엔진이 파워트레인 구성의 중심을 잡고 8단 자동 변속기와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더해 ‘효율적인 MPV’의 구성을 이뤄낸다.
이를 통해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실용적이면서도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경쾌한 드라이빙을 제시할 뿐 아니라 복합 기준 14.5km/L에 이르는 효율성을 제시한다. 참고로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도심 및 고속 연비는 13.5km/L와 16.0km/L에 이른다.
경쾌한 드라이빙을 자랑하는 MPV,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다른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개방감, 그리고 탁월한 채광량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느 차량이라면 틴팅이 그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에서는 괜스레 탁월한 채광과 공간을 한껏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디젤 파워트레인 특유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진동에 대한 억제는 제법 준수하지만 ‘디젤 엔진’의 사운드는 여전히 도드라지는 건 사실이다. 참고로 이러한 셋업은 PSA 그룹의 디젤 차량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절대적인 성능은 여느 MPV에 비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아쉬움’이라는 단어는 머리 속에서 지워진다.
다른 차량을 압도하는 수준의 가속 성능, 그리고 힘이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움직임은 결코 부족하거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페달 조작과 함께 한 번 숨을 고른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는 PSA 그룹 차량들 특유의 경쾌함을 바탕으로 한 주행을 제시한다.
실제 운전자를 포함한 네 명의 탑승자, 그리고 1박 2일의 여정을 위한 짐을 적재한 후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되는 만큼 ‘MPV’의 가치는 충분히 느껴지는 모습이다.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8단 자동 변속기 역시 준수하다. 독특한 형태의 칼럼식 기어 레버에 익숙해지기 전까진 무의식 적으로 와이퍼를 조작하는 일이 간혹 생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외의 부분, 주행에 대한 부분은 아무런 아쉬움이 없다.
실제 발진 가속이나 일상적인 수준의 추월 가속 등 다양한 부분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컴팩트한 디젤 엔진의 부담을 줄이는 모습이다. 게다가 패들 시프트 역시 장착되어 있어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주행에 임할 수 있다.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움직임은 MPV라는 형태 이전에 ‘프랑스의 차량’이라는 것이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실제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에 있어서 비교적 가벼운 조향감, 그리고 이러한 조향에 따른 경쾌한 차체의 반응이 주행 내내 이어지며 탑승자의 수나 적재물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이뤄내는 모습이다.
덕분에 누구라도 손쉽게 주행을 이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의 체격 자체도 여느 MPV에 비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이면 도로나 도로의 폭이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다루기에 부담이 없어 차량에 대한 매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만 다른 MPV, 혹은 왜건 모델들이 전체적으로 탑승자와 적재물의 흔들림을 줄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에 비해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조금 더 ‘탄탄한 느낌’을 제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량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이러한 주행 감성에 적응만 된다면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가를 더욱 높아질 것 같았다.
한편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의 매력 중 하나는 역시 효율성에 있다. 여느 PSA 그룹의 차량만큼 압도적인 수준의 실 연비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주행 상황에서 공인 연비 이하의 수치를 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좋은점: 독특하면서도 쾌적한 공간감, 경쾌하고 효율적인 드라이빙
아쉬운점: 협소한 탑승 공간, 편의 및 기능의 열세
여전히 매력적인 프렌치 MPV,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
솔직히 말해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가 데뷔한 이래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일부 경쟁 모델들을 세대 교체를 거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 올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일부의 아쉬움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여전히 매력적이면서도 독특한 가치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모습이다.
MPV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갖고 있다면 시트로엥 C4 스페이스투어러를 편견 없이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한불모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