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가 "중국이 주도하는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탄생했다"고 보도해 한국과 중국 간 '김치 종주국' 논란이 인 가운데 "중국의 파오차이가 김치로 확대 해석된 것"이라는 김치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조정은 세계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파오차이는 소금에 산초잎이나 고수와 같은 향신료를 물에 넣고 끓인 다음 각종 채소를 넣고 절인 중국의 절임채소 식품"이라며 "국내에서 '짜사이'라 불리는 자차이도 파오차이의 한 종류"라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중국 사천성의 주도로 파오차이 상업화를 위한 노력을 하던 중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 표준을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문제는 중국의 언론사에서 파오차이의 표준 제정을 김치에 대한 표준 제정이라고 확대해석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앞서 중국의 김치 제조법이 ISO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 김치가 국제 김치 시장의 표준이 됐다"며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본부장은 이어 "문제는 ISO 표준 문건을 보면 적용 범위가 표시돼 있는데 '(파오차이에) 김치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분명 명시가 돼 있다"고 꼬집었다.
2001년의 '기무치 논란'과 관련해선 "기무치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현지화된 식품"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실무협의회 결과 규격명은 김치로 통일하는 대신, 기무치에 들어가는 일부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기무치라 부르는 것을) 수용하는 규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저(菹)'라고 하는 절임식품의 기원을 보면 중국뿐 아니라 농경 사회가 발달한 국가에선 흔한 음식"이라며 "독일의 사워크라우트, 중국 파오차이, 일본 찌께모노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SO에 김치의 표준으로 우리 김치는 들어가 있지 않다"면서 "우리 김치는 유엔 산하기구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속해 있어서 민간기구인 ISO의 표준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