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줄지도 안정하고 3조 '덜컥' 책정... '깜깜이' 재난지원금

입력
2020.12.0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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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통과한 2021년도 예산안에
'맞춤형 피해지원' 명목 3조원 편성
정부도 "규모가 얼마 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3차 재난지원금은 여전히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태다.

맞춤형 피해지원 명목으로 편성된 3조원이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갈지 전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 2차 재난지원금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급 전까지 온갖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전날 확정된 내년도 2021년 예산안에는 '코로나19 맞춤형 피해지원' 명목으로 목적예비비 3조원이 증액됐다. 정부는 예산안 통과 직후 배포한 자료에서 "향후 코로나19 전개 양상 등을 감안해 지원대상·규모·방식 등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하겠다"며 '피해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명패를 달았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2021 예산성과'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 등 민생 지원을 위해 맞춤형 피해지원을 예비비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라는 광범위한 대상만 제시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번 지원 사례가 참조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은 1월까지 구체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해 2월 설 연휴 전에 지급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도 방송에 출연해 "저희(정부)가 시간을 두고 대책을 만들어야 되고, 일단은 국회에서 재원을 3조원 정도 쓰라고 만들어 준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보다는 예산 확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예산 편성에 의의를 두는 정부 평가와 다르게 재난지원금을 기다리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사이에서는 구체적 지급 대상이 결정되기 전까지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당정은 지원대상을 소득 하위 70% 가구로 합의해 구체적인 선정 기준까지 마련했지만, 총선 뒤 여당 측 요구에 전 국민에 확대 지급했다. 2차 재난지원금 때는 애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개인택시업자, 유흥주점 등이 거세게 반발하자 추후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번 3차 재난지원금은 구체적 피해 업종과 그 규모도 아직 파악하지 못해 혼란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 규모가 3차 확산 피해 지원에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목적예비비로 편성된 3조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느낌조차 없었다"고 한 2차 재난지원금의 절반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안도걸 실장은 "현재로선 피해 규모를 알 수 없어 지원 규모도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도"(필요할 경우) 정부가 3조원에 플러스 알파로 재원을 보태서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2차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전세 대책 예산은 3차 재난지원금의 3배 이상으로 불었다. 심각한 전세난으로 여론이 들끓자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린 것이다.

전날 확정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 등 주거안정 대책 관련 사업예산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7조6,222억원 대비 3조2,391억원(42.5%) 증가한 10조8,613억원이었다. 정부가 예산안 제출 이후 내놓은 11·19 대책 등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크게 추가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매입임대 확대 2조2,990억원 △공실상가·오피스 활용 9,250억원 △공공 전세형 주택 도입 1조8,563억원 등이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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