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 ‘통큰 응원’… 수험생 편의 위해 주차장 개방

입력
2020.12.02 15:56
대구 북구 오페라코오롱하늘채 입주민
"수능생 편의, 합격 기원하는 마음 동의"

대구지역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수능 당일날 수험생 차량에 아파트 주차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대구 북구 칠성동 오페라코오롱하늘채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입주민 회의를 열어 2021학년도 대입시험이 치러지는 3일 낮 시간대에 수험생 차량에 대해 아파트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개방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다. 해당 시간대엔 입주민 차량 상당수가 출근 등으로 주차장을 빠져 나가기 때문에 주차공간이 약 150대 가량 여유가 생긴다.

이는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경명여고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을 태워주고, 시험을 마친 뒤 다시 태우러 오는 학부모들의 주차편의를 돕기 위해서다.

경명여고는 진입로가 협소한 데다 주변에 사설 유료주차장도 별로 없어 해마다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면 입실 시간대와 시험이 끝날 때 주변지역에 심각한 교통대란이 벌어진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지난달 정례 입주자대표회의 때 전수진 입주자대표가 주차장 개방을 제안했고, 입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끝에 개방을 결정했다. 이날 경명여고에선 480여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본다.

전 대표는 “지난해 수험생을 태우고 온 차량 상당수가 수험생이 시험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것을 보고 낮 시간대에 다소 여유가 생기는 주차공간을 개방하기로 했다”며 “300여명의 주민이 가입한 밴드에서도 주차당 개방을 반대하는 주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또 수능시험일인 3일 0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되자 자체 공동체활성화비용으로 핫팩 300여개를 구입해 시험장 입구에서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한편 대구지역에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만4,402명이 응시한 가운데 3일 오전 8시40분(입실완료 오전 8시1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경북대사대부설고 등 49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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