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협 권한대행, 넉달 뒤 떠나도 서울시 연말 인사는 한다

입력
2020.12.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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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연말 승진ㆍ보직인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인사를 통해 남은 4개월 동안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흔들림 없이 시정을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정협 시장 권한대행은 1일 “권한대행 신분이지만 인사는 주어진 고유 권한”이라며 “3급 승진 인사를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인사를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진 인사 시기는 이르면 내주, 보직 인사는 내년 초로 예상됐다.

내년 4월 7일로 예정된 보궐선거 탓에 ‘올해 인사가 없을 것’이란 일각의 전망과 달리 서 권한대행이 인사에 착수한 데에는 공무원 조직에 활력을 넣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지친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 목적이 크다. 서 권한대행은 “승진을 바라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승진 인사는 필수적”이라며 “인사 규모는 평년 수준에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청 기준 직원 수만 1만1,000여명에 이르는 서울시의 연말 승진, 전보 인사 규모는 1,000명 수준이다.

인사 배경에는 공직기강 확립 목적도 있다. 이날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흐트러지기 쉬운 공직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것이다. 그는 “밤 늦은 시간까지 대상자들의 인사카드를 보고 있다”며 “권한대행이 조직을 끌고 가는 데 있어 인사만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권한이 아닌 ‘의무’에 방점을 둔 인사를 통해 공무원들의 ‘줄 서기’에 따른 시정 공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인사를 통해 확보한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서 권한대행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진행될 대학입시 지원, 방역, 광화문 광장 공사, 주택공급 확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초유의 리더십 공백과 코로나19 등 호락호락 하지 않은 여건에서도 권한대행 체제가 빠르게 안착했다는 게 내부의 평가”라며 “연말 인사가 이뤄진다면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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