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본 ‘신영석ㆍ황동일 효과’… 한국전력, 어떻게 달라졌나?

입력
2020.12.01 14:47


한국전력이 대형 트레이드로 영입한 ‘신영석ㆍ황동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7연패 뒤 4연승이라는 눈에 띄는 성적 변화도 있었지만 경기 내용에서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13일 현대캐피탈과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센터 신영석과 세터 황동일, 그리고 군복무 중인 김지한을 영입했다. 이후 팀 성적은 180도 바뀌었다. 개막 후 7연패 수렁에 빠졌던 한국전력은 신영석 합류 이후 4연승을 구가 중이다. 승점을 13(4승 7패)까지 늘리며 순위 역시 최하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1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팀 공격 성공률에선 트레이드 전 48.15%(7경기 29세트)에서 48.10%(4경기 17세트)로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센터는 물론 사이드까지 철벽 블로킹이 형성됐다. 블로킹 득점이 세트당 2.034점에서 3.000점으로 무려 1점 가까이 올랐다. 유효 블로킹도 세트당 2.586개에서 2.765로 상승했다. 서브 득점도 세트당 1.276개에서 1.353개로 소폭 상승했다. 그만큼 팀 분위기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검증된 센터 공격수 신영석이 상대 블로커 한 명을 묶어주면서 측면 공격수 러셀과 박철우의 견제가 다소 느슨해지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리시브가 잘 됐을 때 전개되는 퀵 오픈 성공률은 54.25%에서 56.16%로 올랐고, 속공은 47.61%에서 무려 57.83%로 급상승했다.

개인 성적도 이적 전후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신영석은 이적 전 7경기(29세트)에서 공격 성공률(50.8%→50.0%)이나 블로킹 득점(세트당 0.655개→0.647개)에선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유효 블로킹이 세트당 0.769개에서 1.059개로 크게 늘었다. 효과적인 블로킹 움직임으로 팀 공격진에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뜻이다. 신영석은 센터면서도 강력한 서브로도 정평이 나 있는데 서브 득점이 이전 7경기에선 한 점도 없었지만 이적 후엔 4경기에서 4득점을 올렸다.

세터 황동일도 이적 전에는 2경기에서 5세트에 교체 선수로 출전하는데 그쳤지만 한국전력에 합류한 뒤에는 4경기 모두 출전(17세트)해 팀의 주전 세터로 완전히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공격 본능’까지 선보이며 공격 득점 4득점, 블로킹 8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이런 한국전력이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형트레이드 이후로 처음 현대캐피탈과 맞붙는다. 1라운드에서는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두 팀 모두 4승 7패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한국전력은 4연승을 구가 중이고 현대캐피탈은 연패를 거듭하다 제대한 허수봉을 앞세워 지난달 27일 6연패에서 겨우 탈출했다. 다만 한국전력도 최근 구단 이사회 의결 사안을 뒤집고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전격 공개해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여서 분위기가 다소 뒤숭숭하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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