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없어 외면당한 온라인 사업자, 연 3%대 대출받는다

입력
2020.12.01 14:31
네이버 첫 신용대출 상품 선봬

인터넷 쇼핑몰 운영 사업자들에게 1금융권의 대출은 '그림의 떡'에 가깝다. 온라인 사업 특성상 폐업이 잦고 대출 심사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은행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담보로 맡길 점포도 없다 보니 그나마 금리가 싼 담보대출 또한 '하늘의 별따기'다. 울며겨자 먹기 식으로 금리대가 높은 2금융권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렇게 마땅한 담보물이 없는 온라인 사업자들에게도 이젠 연 3%대의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네이버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자 대출'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자격 미달로 사실상 대출이 어려웠던 이들로선 이 상품을 이용하면 연 3.2~9.9% 금리로 최대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 통상 2금융권에 가더라도 연 15% 이상의 고금리 상품 외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이들로선 획기적으로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에서 신용도가 낮게 평가된 이들에게 금리대를 확 낮출 수 있었던 건 네이버파이낸셜이 새로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 덕분이다. 기존 금융권 신용평가 시스템은 주로 소득과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한 신용도를 토대로 대출을 내주는 구조였다. 이에 반해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은 각종 빅데이터 처리 기술과 인종지능(AI) 기술 등을 접목해 온라인 사업자의 신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가령 사업자의 매출 흐름을 따질 때 매월 벌어들인 수익만 보는 게 아니라 고객 리뷰, 단골 고객 비중, 반품률 등도 함께 따지는 형태로 평가된다.

대출 신청도 간편하다. 3개월간 월 매출 100만원만 유지하면 대출자격을 얻는다. 각종 서류를 떼서 따로 지점을 방문할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응용소프트웨어(앱)을 켜서 본인인증만 하면 한도와 금리를 1분만에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초기 단계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들만 이용할 수 있다. 김태경 네이버파이낸셜 대출서비스 리더는 "앞으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더 많은 사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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