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행사인 사이먼먼데이 행사에서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억눌렸던(펜트업) 수요가 쇼핑 성수기인 4분기에 폭발했다는 반응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이먼먼데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 가운데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 온라인 매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대 가전제품인 TV·냉장고·세탁기 분야 판매에서 상위 10위를 싹쓸이했다. 55인치 이상 중대형 TV의 경우엔 판매 상위 10개 목록에서 7개를, 3도어 이상 중대형 냉장고에선 10개 모두를, 세탁기의 인기 모델 중에선 9개 등이 각각 한국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먼데이는 추수감사절 이후 첫 번째 월요일로, 주요 온라인 쇼핑몰들이 일제히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잠잠했던 반면 사이버먼데이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주요 쇼핑센터에서 거리두기를 강화하면서 매년 볼 수 있었던 오프라인 긴 줄 대신 온라인 '광클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업체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올해 사이버먼데이의 온라인 지출액은 최대 127억 달러(약 1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하는 수준으로, 미국 역사상 단일 최대 온라인 판매 규모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 올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시장이 여름 이후 회복되면서 3분기의 양 사 가전사업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가져왔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졌을 뿐 아니라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TV용 콘솔게임기 신제품 출시까지 맞물렸다. 여기에 온라인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 감소는 덤으로 따라왔다. 양 사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10%대에서 올 상반기 20%대, 하반기 30%대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양사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양 사는 연말 성수기까지 판매 호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주요 공장을 풀가동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분기에 이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전년 대비 4배가 증가한 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다 보면 실물을 보지 못하는 만큼 상위 브랜드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커진다"며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