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한다. T커머스(TV를 활용한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쿠폰에 각각 강점을 가진 양사의 합병을 통해 디지털 커머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게 KT그룹의 복안이다.
KTH와 KT엠하우스는 11월 3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KTH이고, 합병비율은 약 1대 13.3으로, KT엠하우스 주식 1주당 KTH의 신주 13.3주가 배정된다. 당국의 기업결합심사와 내년 5월경 주주총회 등을 거쳐 2021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KT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T커머스 선도사업자 KTH와 모바일 쿠폰에 강점을 가진 KT엠하우스의 커머스 사업역량이 결합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경쟁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면서 "KT그룹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통해 새로운 유통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합병법인은 KTH가 보유한 상품 수급, 마케팅, 배송, 관리 등 유통 인프라와 KT엠하우스가 보유한 3만 기업고객과 9만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출해나갈 예정이다.
KTH는 국내 최초 T커머스 서비스인 'K쇼핑'을 선보이는 등 TV쇼핑 기반 커머스 역량을 강화해왔다. 최근 3년간 K쇼핑 매출은 연평균 성장률 30%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KTH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9%, 37% 증가했다.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쿠폰 시장의 초기 사업자로, 모바일 쿠폰 '기프티쇼'의 올해 판매금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KT엠하우스의 최근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1% 증가했다.
이필재 KTH 대표이사는 "TV쇼핑과 모바일 쿠폰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온 두 회사는 ICT 기반의 커머스 경쟁력을 다져왔다는 공통분모를 토대로 거대한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고객가치를 실천해나갈 것"이라며 "이번 합병으로 디지털 대 전환 시기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정용 KT엠하우스 대표이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모바일 쿠폰 시장의 선두 사업자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 중심의 신개념 커머스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구현해 나가며 커머스 시장의 판을 바꾸는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열사 합병을 시작으로 KT 그룹사 재편 작업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앞서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3월 취임 이후 주식 가치 제고를 위한 그룹사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그룹사 개편 등 '리스트럭처링'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