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서울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인부가 추락해 숨졌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에는 추락 방지망이나 생명줄 장치 등의 안전장비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3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찰,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10시 14분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 지하 4층에서 기둥 골조 공사 중이던 중국 동포 A(62)씨가 11m 아래 지하 6층으로 추락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이 피를 흘리고 있는 A씨를 발견한 뒤 119에 신고해 주변 대학병원으로 이송했으나, A씨는 다음날인 29일 오전 3시쯤 결국 사망했다.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은 이날 오후부터 사고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시공사 등이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점검했다. 사고 이후 공사는 전면 중지됐으며, 근로자들은 모두 귀가 조치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와 동료 근무자 등에 따르면 평소 이 현장은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안전 작업을 책임지는 관리감독자나 안전담당자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하 4층 안전 난간은 두 줄로 설치돼 있었으나, 난간에 반드시 설치돼야 할 추락방호망, 안전대를 거는 생명줄 장치는 설치되지 않았다"며 "현재 설치된 파란색 방호망도 사고 발생 직후에야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인 1조 근무가 원칙임에도 A씨는 사고 당시 혼자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피해자와 다른 한 명의 근로자가 함께 작업 중, 동료 근로자가 자재 문제로 잠깐 현장을 이탈한 사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