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피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다시 '광주 땅'을 밟았다. 자신의 회고록(전두환 회고록)과 관련한 사자명예훼손 사건 선고 공판에 피고인으로 광주지법 법정에 서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11일, 올해 4월 27일에 이어 세 번째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27분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광주지법 법정동 입구 앞에 도착했다. 앞서 오전 8시 4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한 지 3시간 40여분 만이다.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차량에서 내려 검은색 중절모를 꾹 눌러 쓰고 주변을 한두 차례 둘러본 뒤 경호원의 손에 이끌려 법정동으로 향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법정동 1층 검색대를 통과한 뒤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특별증인지원실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은 "아직도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까?", "왜 사죄하지 않습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5·18 책임 인정 안 합니까?"라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발길을 옮겼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서 시위대가 "전두환을 법정구속하라", "전두환은 대국민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자, 시위대를 향해 "말조심해, 이놈아!"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 일행은 증인지원실에서 점심 도시락을 배달 시켜 먹은 뒤 오후 2시 선고 공판 때까지 휴식을 취했다.
이날 전 전 대통령 일행의 광주 법정행은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청사 안팎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등 5·18단체 회원과 유족들의 접근을 차단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