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면 인공지능(AI) 로봇이 집앞까지 배송하는 서비스가 나왔다. 최근 유통업계의 생존 키워드로 부상한 '라스트 마일'(제품이 고객에게 닿기 직전까지의 구간) 배송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GS리테일은 LG사이언스파크 내 GS25 점포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 받은 상품을 AI 탑재 로봇이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GS25는 지난 3월 대비 11월 배달 건수가 229.1% 신장하며 배달 수요가 커지자 최근 심야 배송,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와 협업해 개발한 로봇 '딜리오'는 몸통에 달린 3칸의 서랍에 최대 15kg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도 무선으로 호출해 탑승하며 지하 1층부터 9층까지 자유롭게 층간을 이동할 수 있다. 가장 먼 목적지인 9층까지 약 5분이면 배달이 완료되며 별도의 배달료는 없다.
GS25는 로봇이 수행하는 배달 데이터를 분석해 보완하는 등 기술을 더 고도화해 내년 1월부터 GS타워, 파르나스타워 등에 위치한 점포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언택트 소비와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영역을 차별화 하기 위해 로봇 배달 서비스를 론칭하게 됐다"며 "오피스텔, 사무실, 호텔 등 다양한 고층 건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점까지 나서며 유통업계가 라스트 마일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비대면(언택트) 시대 배송 수요가 늘면서 누가 더 빨리, 고객에 최대한 가까이 배송하느냐가 기업 생존의 관건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와 대면하지 않고 빠르게 배송이 가능한 AI 서비스는 라스트 마일 선점을 위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8월부터 수원 광교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실외를 자율주행하는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보안 문제 등으로 라이더의 배송시간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네이버랩스는 11일 '2020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배달에 특화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D’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는 로봇이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달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고 집 앞까지 배달하는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년 하반기까지 개발해 로봇 배송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배송시간 단축을 위한 로봇 배송 니즈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