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이 막힌 중견·중소기업들을 위해 임시 선박이 또 다시 투입된다. 이번에도 도우미로 나선 곳은 HMM(옛 현대상선)이다.
HMM은 30일 저녁 8시 부산항을 출항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임시선박으로 4,6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HMM 인테그랄호’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테이너선은 HMM이 올 들어 다섯 번째로 투입한 임시선박이다.
HMM은 선적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 8월부터 매달 1~2척의 임시선박을 긴급 투입 중이다. 이날 출항하는 인테그랄호에 선적된 총 3,880TEU의 화물 중 약 64%의 물량이 중소·중견기업 물량이다. 해당 화물들은 임시선박이 없었으면 최소 1개월 이상 수출이 지연될 상황이었다.
선적 화물 중에는 공기청정기, 면역력 증강제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더욱 관심이 높아진 국산 마스크, 손세정제 등 'K방역용품' 150TEU가 포함됐다. 함께 선적된 자동차 부품 1,000TEU는 미국내 3대 자동차 생산시설에 납품될 예정이다.
HMM측의 이번 선박 투입엔 적지 않은 어려움도 뒤따랐다는 후문이다. 우선 최근 해상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박뿐만 아니라 컨테이너박스까지 부족한 상황에서 미주항로에 임시선박의 추가 투입은 쉽지 않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프랑스 해운산업분석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글로벌 미운항선박율은 지난 5월 말 11.6%에서 이달 현재 1.5%까지 급감했다.
또 임시선박 투입을 위해선 기존 노선 선박을 재배치하고 공동운항하는 선사들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재배치에 따라 기항 일정과 항로 계획, 하역 순서 등의 재조정 과정도 거쳐야 한다.
HMM은 12월에도 2척의 임시선박을 운항할 예정이다. 8일에는 4,600TEU급 선박, 월말에는 5,000TEU급 선박을 연이어 투입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청년기업 C화장품 회사는 "12월내 선적이 불투명해 해외 바이어와 추가 계약이 무산될 상황이었지만, HMM이 12월에 투입하는 임시선박에 선적할 수 있는 공간을 얻어 추가 계약 체결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HMM 관계자는 “현재 비상체제를 가동하여 선적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임시선박 투입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