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무대로 누비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새 앨범 '비(BE)'로 미국 빌보드 주요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통산 다섯 번째 1위다. 방탄소년단은 2년 6개월 동안 앨범 차트에서 다섯 번째 정상을 밟아 영국 유명 록밴드인 비틀스 이후 그룹 중 최단 기간 앨범 차트 다섯 번째 1위란 기록도 세웠다. 최근 아시아 가수 최초로 미국 유명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후보에 지명된 데 이어 새 앨범으로 빌보드 정상을 다시 밟아 현지에서 커진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빌보드는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방탄소년단이 다섯 번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의 예고 기사를 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비'의 1위 소식을 알렸다. 빌보드는 "앨범 차트에서 비영어권 앨범이 총 11번 1위를 했는데 이 중 5장이 방탄소년단 앨범"이라고 의미를 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일 발매된 '비'로 24만 2,000점을 획득, 미국 유명 래퍼 메간 디 스탈리온 등을 제치고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
미국 음반ㆍ음원 판매량을 집계하는 닐슨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CD는 26일까지 발매 첫 주 17만 7,000장이 팔렸다. 같은 기간, 음원은 4,800만 건이 재생(스트리밍)됐다. 빌보드는 CD 판매량과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로 가장 인기있는 앨범 순위를 낸다. 음원 10곡을 다운받거나 1,500곡을 스트리밍했을 때 CD 1장을 산 것으로 간주한다. '비'는 방탄소년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움츠러든 사람들에 희망을 주는 노래 '라이프 고스 온'을 비롯해 지난 9월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다이너마이트' 등 8곡이 실린 앨범이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2018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맵 오브 더 솔 : 7' 등으로 잇달아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새 앨범 '비'로 다시 정상에 오르며 방탄소년단은 2년 6개월 동안 앨범 다섯 장을 연이어 빌보드 1위에 올렸다. 그룹으로서는 1966년 7월 '예스터데이 앤 투데이'를 시작으로 1968년 12월 낸 '더 비틀스'까지 2년 5개월 만에 '빌보드200' 1위에 앨범 5장을 올린 비틀스 이후 가장 빠른 성과다. 솔로 가수까지 통틀어 따지면 미국 인기 래퍼 퓨처(1년 7개월) 이후 최단기간이다.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낸 5개 앨범 연속으로 앨범 차트에 1위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의 미국 팬층이 두텁다는 걸 보여준다.
전세계 음악시장이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든 올해, 특별한 현지 활동 없이 두 개의 앨범으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 것도 주목할만한 성과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작년까지 세계 순회 공연으로 영향력을 보여줬다면, 코로나19로 공연과 방송 활동 제약이 큰 올해 빌보드 싱글 및 앨범 차트 정상에 모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비대면 시대에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은 내년 2월 미국에서 열릴 그래미어워즈 팝 세부 장르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레이디 가가 등과 올라 트로피를 놓고 경합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