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 기다리는 K바이오] 구강 건강 관리 패러다임 바꿔온 10년

입력
2020.12.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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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동화약품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임상시험이 잇따라 실패 또는 중단됐던 지난해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공들여 축적하고 도입해 결실을 기다리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생활 중에 늘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전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자신의 입냄새를 알게 됐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구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구강 건강에 역점을 두고 관련 제품을 출시해온 동화약품으로선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입냄새는 대부분 입 속에 사는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 이들 세균은 충치나 잇몸 염증을 일으키면서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치주질환이 생기면 입냄새가 심해질 뿐 아니라 음식을 씹는 데도 불편해진다. 심지어 치주질환이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조산 같은 전신 질환과 연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나와 있다. 국내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평균 29.8%로,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인의 10대 만성 질환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흔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동화약품은 치약형 잇몸치료제 ‘잇치’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구강 미생물을 관리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튜브 형태의 제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치약처럼 짜서 잇솔질을 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잇몸과 치아 관리가 가능하다. 잇몸약을 복용하는 데 부담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011년 출시 이후 해마다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매출액 150억원을 달성했다.

잇치에는 항균, 항염증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생약 성분 ‘카모밀레’와 ‘라타니아’, ‘몰약’이 들어 있다. 동화약품에 따르면 이들 성분이 치주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학계에 보고돼 있다. 카모밀레는 구강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몰약은 진통과 붓기를 억제한다. 라타니아는 오래 전부터 입 속이나 목 안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에 쓰여왔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들 3가지 성분이 치주질환을 발생시키는 세균인 뮤탄스, 진지발리스, 칸디다를 억제하는 효과는 실험으로 이미 검증됐다”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최근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성분이 추가된 ‘잇치페이스트 피톤치드’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피톤치드는 숲 속 식물이 만드는 항균 물질을 이르는 말로, 편백나무 피톤치드는 구취 억제 작용이 알려져 있다고 동화약품 측은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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