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힘 있는 자’에 빗대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 도가 이번 감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청 여직원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주장, 진실공방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조 시장은 지난 28일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SNS를 통해 “압박을 받는다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힘을 가진 자의 압박은 공포를 가져 온다”고 했다.
이 지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남양주시에 대한 경기도의 특별감사를 '보복감사'로 규정하며 연일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이 지사를 '힘 있는 자'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시장은 “힘을 가진 자는 그럴듯한 명분과 말장난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면을 쓴 폭력에 희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희생은 당한 사람의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떠올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소중한 삶을 짓밟아 버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겠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그 모욕감이 평생 상처가 된다”며 “그래서 가진 자의 힘은 절제 돼야 하고 개인의 사적 감정이 개입된 힘을 폭력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때릴 때 혼자 저항하면 몰매를 맞고 여럿이 저항하면 잔매를 맞으며, 모두 함께 저항하면 때린 자가 몰매를 맞는다”며 “하지만 저항하지 않으면 맞는 게 습관이 되는데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쳤다.
조 시장은 하루 뒤인 29일에도 “이번에도 저와 우리 시에 지난번과 같이 ‘부정부패’라는 모욕의 굴레를 억지로 씌어도 지방자치법(171조)을 그렇게 무시하는 위법한 감사를 밀어붙였다”며 “그럼에도 어린 여직원에 대한 인권침해만 없었으면 제 성격상 저는 또 인내하고 참았을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다만 조 시장은 해당 글에서 여직원에 대한 인권침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평생을 ‘강자에게 비굴하지 않고 약자에게 군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몸부림치며 살았다”며 “그로 인해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 광장에 쌓여지고 있는 수많은 꽃들을 보면서 시민들께서 주고 계신 무한한 사랑을 가슴으로, 감동의 눈물로, 마음깊이 새기고 있다”며 “72만 시민과 2,300여 공직자들의 삶의 가치를 위해 몸을 태워 재만 남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4일가지 ‘특별조사’라는 명복으로 남양주시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 대상은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 △기타 제보 사항 등이다.
이에 남얀주시는 현재 진행 중인 경기도의 특별감사는 위법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이 지사의 역점사업인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이유로 보복행정을 벌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시장은 다음달 1일 경기북부청사 평화광장에서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내몰리는 남양주시의 억울함’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