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방한 마지막 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만나 신냉전과 일방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미ㆍ중 사이에서 균형적 자세를 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문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전날 서울에서 문정인 특보를 만나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변화에 직면해있고 국제 정세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인류가 동고동락하고 각국 이익이 밀접히 연결돼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 “제로섬 사고는 자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일방주의는 글로벌 도전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에 신냉전 사고를 버리라고 비난해온 만큼 이날 발언 역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은 “신냉전을 부추기는 시도는 역사의 발전 흐름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다자주의를 지키고 협력을 강화해야만 각종 위기와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한국과 함께 청사진을 만들고 발전 전략을 접목해 실무적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길 희망한다”면서 “두 나라가 역내 협력 체계를 함께 추진하고 국제 정의를 수호하며 아름다운 세계와 아시아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한국 각계가 중국 경제 및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다자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문 특보는 한국은 모든 형태의 신냉전 언행을 반대하며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對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접목해 한ㆍ중간 상생하자는 발언도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