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김장모임발 집단감염 전국 각지로 확산

입력
2020.11.28 06:30
단양 이어 강원 영월, 경기 화성, 대전까지 번져 
제천시, 28일 0시 기해 2단계 사회적거리두기 격상



충북 제천의 김장모임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인근 충북 단양을 넘어 강원 영월, 경기 화성, 대전 등 다른 지역으로 무섭게 번지고 있다.

28일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제천과 인접한 단양에서는 제천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20대 초등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단양군은 이 교사가 재직중인 학교 직원과 학생 전원을 상대로 진단 검사를 벌이고 있다.

강원 영월에서는 김장모임 발 확진자인 어린이집 교사로 인해 원생 등 161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 중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화성에서도 김장모임 발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나왔다. 아들과 함께 확진된 동탄신도시 주민은 제천 고향집에서 친정 어머니(제천 15번)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대전 확진자(469번)도 김장모임 발 확진자(제천 11번)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에서는 이날 또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가 9명이나 쏟아졌다. 이들은 10대 1명, 20대 1명, 30대 1명, 40대 2명, 50대 1명, 60대 3명 등으로 감염 추세가 전 연령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김장모임 확진자를 고리로 사회단체 대표들과 제천시청 고위 공무원, 지방의원 다수가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제천 지역사회는 집단 공황에 빠졌다.

제천시에 따르면 25~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5명의 사회단체 간부들이 24일 제천시청에서 열린 한 관변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리에 김장 모임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이 관변단체 간부가 참석했다. 이 간부를 포함한 20여명의 참석자들은 좌담회를 마친 뒤 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감염은 마스크를 벗는 식사 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좌담회는 방역 수칙에 따라 진행됐다.

이날 좌담회에서 사회단체 확진자와 접촉한 제천시의원 4명은 진단검사를 받고 자발적인 격리에 들어갔다.

13명의 시의원 중 4명이 격리되면서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의 등을 처리할 의정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

확진자 중 일부는 제천시가 주관하는 위원회에 참석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위원회에 소속된 시청 고위직 공무원들도 검체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제천에서는 자택에서 가족 친지들과 김장을 담갔던 60대와 그의 배우자, 동생, 손주 등 4명이 24~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들과 접촉한 일가 친척과 지인 등의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이 김장 모임에는 친척인 인천 미추홀구 확진자(인천 188·189번) 2명이 참석했다. 보건 당국은 이들 인천 확진자를 감염 경로로 추정하고 있다.

제천시는 김장모임 발 집단 감염이 확산되자 28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가족 김장모임을 매개로 한 감염병 확산이 지역사회를 넘어 다른 시도 지역까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며 “여럿이 참가하는 모임이나 행사는 무조건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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