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분기 북한의 대(對) 중국 무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하반기 미국의 강화한 대북제재가 시행된 직후보다 북한의 현 경제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7일 발표한 ‘2020 3분기 북한-중국 무역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ㆍ중 무역은 올 5~6월 일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7월 이후 다시 급감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로 발생한 북중 간 무역 감소폭이 대북제재 때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2017년 하반기 강화한 대북제재가 시행된 이후 2018년 1~9월 북중 무역은 57% 감소한 반면, 올해 1~9월은 73%나 감소했다. 북한이 이날까지도 국경봉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북중 무역 감소폭은 8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북한이 자국 생필품의 대부분을 중국 무역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 직후보다 현 경제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 3분기까지 북한의 대중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구체적으론 의료용품 (-24.6%), 식용유(-19.3%), 밀가루ㆍ전분(-36%), 설탕(-2.3%) 등이었다. 북한의 대중 수출도 3분기까지 70% 감소했다. 시계(-80.9%), 가발(-89.8%) 등 임ㆍ가공 제품의 수출이 국경봉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반면 올해 1~8월 기준 북한과 러시아 간 무역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가루(1,340%), 설탕(4,324%) 등 식자재와 의료용품(121.3%) 수입을 전년보다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현재 가장 필요한 품목들로,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제재와 올해 코로나19로 수출이 매우 저조했던 북한의 외화 사정을 감안할 때 러시아 측의 대북 지원 성격으로 보인다고 무협은 설명했다.
무협 관계자는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을 위해 7월부터 국경 검역을 더욱 강화하면서 하반기 이후 국경 무역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위한 80일 전투에도 방역에 최우선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어 올해 북중 무역은 80%대의 큰 감소폭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