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주 속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그리고 성수기에 돋보이는 ‘푸조시트로엥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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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14:30

한 해를 지내다 보면 생각보다 자주 해외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브랜드의 행사가 있을 때도 있으며 F1 그랑프리나 마카오 그랑프리 등과 같은 모터스포츠 이벤트는 물론이고 다양한 자동차 모터쇼 및 관련 행사의 취재 등이 생각보다 많이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실제 전세계의 다양한 모터쇼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어 운영되었으며 11월을 기대하게 만드는 마카오 그랑프리 역시 ‘글로벌 대회’에서 중화권 대회로 입지가 줄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카오 그랑프리와 동일한 기간에 서울을 떠나 잠시 여유를 부리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COVID 19)가 연이은 확산과 재확산 등이 이어지고 있어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관광지’인 제주도를 향하게 되었다.

그렇게 제주도에서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더욱 돋보이는 푸조시트로엥렌터카

제주도로 떠나기 전 항공권과 숙소, 그리고 주요 일정을 모두 결정한 후 ‘차량’ 확보에 나섰다.

최근 제주도를 다녀온 이들, 그리고 현재 제주도에서 여행을 이어가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갈 곳 없는 여행자’들이 제주도로 몰리면서 렌터카 가격이 말 그대로 ‘싯가’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 꽤나 당황스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평소에는 수입차라는 특성 상 일반적인 렌터카에 비해 가격이 높은, 한불모터스의 ‘푸조시트로엥렌터카’가 동급의 국산 차량을 빌리는 것보다 되려 저렴한 상황이 되었다. 평소에소 수입차로서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되었으나 성수기에는 말 그대로 매력적인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후 이후 제주를 찾을 이들에게 ‘푸조시트로엥렌터카’를 사용해보라 한 번 더 권하게 되었다.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

개인적으로도 독특한 스타일의 차량을 좋아하는 편인데, 왜건 역시 ‘기호’에 속해 있다.

실제 개인 소유 차량으로 캐딜락 CTS 스포츠왜건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의 동행, 푸조 508 SW는 꽤나 반가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푸조 508 SW는 CTS 스포츠왜건에 비해 조금 더 ‘정통파’에 가까운 ‘스테이션 왜건’인 셈이다.

푸조 508 SW는 기존 세단 모델 대비 소폭 늘어난 4,780mm의 전장을 갖췄고,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60mm와 1,420mm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전고가 상당히 낮은 모습이라 푸조가 제시하는 ‘와이드 앤 로두’ 프로포션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800mm에 이른다.

디자인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깔끔하게, 그리고 금속의 디테일을 더해 입체적으로 표현한 프론트 그릴과 좌우로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가 단정하면서도 대담한 가치를 제시해 ‘스포티한 왜건’의 얼굴을 완성한다.

여기에 클래식한 푸조를 떠올리게 하는 프론트 그릴 위쪽의 레터링과 볼륨감을 강조하는 보닛 라인 등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실제 푸조 508 SW의 전면 디자인은 508 세단이 그렇듯 그 어떤 존재보다 날렵하고 대담하다.

푸조 508 SW의 측면 디자인은 말 그대로 왜건 고유의 존재감을 누릴 수 있으며 특히 낮은 전고가 덕분에 차량의 전장이나 휠베이스가 더욱 강조되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17인치 휠이 더해진다.

끝으로 후면에서는 왜건의 특성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독특한 레터링이 시선을 끈다. 이어 풍부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펜더 및 바디킷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여유를 한껏 강조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 중앙에 자리한 푸조 레터링 등 508 SW 고유의 가치를 살린다.

2020년에도 매력적인 푸조의 i-콕핏

푸조 508 SW가 데뷔한지 충분히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i-콕핏은 매력적이다.

3008과 5008 그리고 508이 기점이 되어 최신의 푸조에 적용된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 및 컨셉인 i-콕핏은 스포티하면서도 젊은 감성, 그리고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제시해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운전자의 시선 처리를 편하게 만드는 헤드-업 클러스터와 컴팩트하면서도 스포티한 스티어링 휠, 그리고 인체공학적으로 고려된 기어 시프트 노브 등이 더해졌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구성 구성 등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크기’ 빼고는 소비자의 ‘원 픽’이 되기 손색이 없다.

낮은 전고, 그리고 늘씬하게 그려진 A 필러로 인해 실내 공간이 협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푸조 508 SW는 매력적인 공간을 제시한다.

실제 푸조 508 SW의 1열 공간은 여느 주형 모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낮은 시트 높이, 넉넉한 레그룸이 제공되어 역동적인 감성을 제시한다. 렌터카의 트림이 낮은 편이라 수동 조작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시트의 형태 및 착좌감 역시 만족스러웠다.

이어지는 2열 공간도 평이한 수준이다. 패스트백 스타일로 다듬어졌던 세단에 비해 루프 실루엣의 여유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헤드룸 및 탑승자 착석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 게다가 레그룸도 준수하여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덧붙여 시트의 형태 및 쿠션감 역시 충분히 만족감을 이끄는 모습이다.

왜건 모델의 핵심은 바로 넓은 공간에 있다. 실제 푸조 508 SW는 기존의 508 세단 대비 더욱 넓은 공간, 그리고 우수한 확장성을 자랑한다. 제원 상 기존 508 세단 대비 43L가 늘어난 530L의 공간을 갖췄고, 그 공간 역시 깔끔한 모습이다.

게다가 2열 시트를 60:40 비율로 분할 폴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1,780L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 다양한 레저 활동 및 넉넉한 적재량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경쾌함! 그리고 여유로운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의 존재 외에도 이미 푸조의 여러 차량을 경험한 입장에서, 지난 2014년 그룹 산하의 브랜드 전략을 새롭게 조율하고 그에 맞춘 포트폴리오 전략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PSA 그룹’의 방향성, 그리고 ‘푸조 브랜드’에 담겨 있는 아이덴티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 푸조는 지난 2014년 이후로 조금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이전의 푸조 대비 한층 스포티한 감성을 제시하는 브랜드로 발돋움하며 더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게 국내 시장에는 디젤 파워트레인만 출시되는 ‘전후상황’ 때문에 그 변화의 가치, 혹은 속도가 명확히 제시되지 못하는 것은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제주도에서 마주한 푸조 508 SW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보다 더욱 대함하고 강렬한, 그리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제시하지만 보닛 아래에는 말 그대로 효율적인, 그리고 다루기 좋은 블루HDi 디젤 엔진이 자리하고 있다.

디젤 엔진의 탑재는 당연하게 느껴졌으나, 또 반대로 ‘1.5L 엔진의 존재’는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푸조 508 SW에는 블루HDi 2.0L 디젤 엔진 만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놀라운 부분이었다. 참고로 이를 통해 푸조 508 SW는 131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제시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엔진 및 성능으로 인해 푸조 508 SW의 가속 성능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일전 프랑스 파리와 서울에서 시승했던 1.5L 심장의 푸조 508이 충분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제시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럴까? 실제 주행에서도 177마력의 508 보다는 조금 느렸지만 제주도의 해안도로나 1100 도로 동의 오르막 구간을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주행 템포를 끌어 올려 달릴 때에는 그 성능이 아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여행 속 파트너로 사용하기는 ‘결함’은 없었다.

작은 디젤 엔진의 주행을 돕는 8단 자동 변속기(EAT8)은 다단화 변속기의 전형을 제시한다. 수차례 반복되는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에서 최적의 변속 타이밍을 제시하고, 또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으로 주행의 안정성을 이어 간다.

게다가 푸조시트로엥렌터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최신 사양의 차량’이라는 점 덕분에 변속기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우수해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제주도의 산길을 무대로 스포티한 주행을 펼칠 때에도 아쉬움이 없었다. 참고로 푸조 508 SW의 주행 거리는 2,500km에 남짓했다.

낮은 전고 때문에 푸조 508 SW는 더욱 길어 보이는 만큼 ‘생각보다 크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이러한 모습 때문에 푸조 508 SW가 그저 얌전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주행을 이어 가야 한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주행을 시작하며 ‘푸조 브랜드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경쾌한, 그리고 리드미컬한 프렌치 드라이빙의 질감과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일전 푸조 308 GT 및 푸조 308 GT 라인 등과 함께 국내의 여러 산길, 그리고 인제스피디움 등을 달리며 ‘절대적인 빠르기’의 가치가 아닌 ‘드라이빙의 즐거움’ 그리고 ‘리드미컬한 프렌치 핸들링의 매력’을 수 차례 느낀 적이 있었다.

기록, 혹은 빠름의 정도를 떠나 자동차를 다루고, 자동차의 움직임을 느끼며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꽤나 인상적이었고, 이는 브랜드의 매력이 ‘실 연비’ 외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던 푸조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기회가 되었다.

푸조 508 SW는 말 그대로 ‘유려하게’ 그리고 ‘경쾌하게 구성되어 있는’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너무나 리드미컬하게 달렸다.

길고, 또 조금은 무거울 수 있었지만 비교 대상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조향에 따라 경쾌하게, 그리고 탄탄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롤링을 허락하는 특유의 셋업을 바탕으로 연이은 코너를 지나쳤다.

일반적인 자동차들이 ‘공량’을 한다면 푸조 508 SW는 마치 그 위에서 즐겁게 노는 것 같았다. 참고로 그 외의 제동 성능이나 주행 전반에 걸친 안전 사양 등의 적절한 개입 등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해치지 않고, 또 그러면서도 ‘충분한 안전’ 그리고 ‘여행의 여유’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편 이번의 일정 속에서 i-콕핏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위쪽으로 계기판 화면을 보게 되는 i-콕핏의 헤드-업 클러스터는 말 그대로 운전자가 계기판과 전방을 오가며 시야를 보는 것이 아닌, 전방을 보며 자연스럽게 계기판의 정보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는 1100 도로를 달릴 때 보다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주에 비가 내리며 자욱한 안개가 꼈고, 말 그대로 전방 시야가 완전히 망가진 상태에서 굽이치는 산길을 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때 푸조의 말처럼 시선을 옮기기 않고 전방 시야 및 주행 속도 등을 동시에 확인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쉽고 편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좋은점: 독창적인 디자인과 실용적인 공간, 그리고 경쾌함을 제시하는 드라이빙

아쉬운점: 131마력의 절대적인 한계, 하위트림 특유의 사운드 시스템의 부재

성수기 제주도 여행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여느 때의 엔진 보다 작은 엔진이 탑재되었고 그리고 그로 인한 성능이 아쉽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푸조 508 SW는 제주도에서 이어졌던 일정 속에서 너무나 매력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제시했다.

게다가 여행이 끝날 무렵 다른 이들이 겪고 있던 ‘렌터카 대란’, 그리고 치솟은 가격은 물론이고 렌터카 업체의 일방적인 해약 등과 같은 여러 에피소드를 듣게 되었다. 이럴 때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푸조시트로엥렌터카를 선택한 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평화롭고, 여유로운 선택이었는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촬영협조: 한불모터스 / 푸조시트로엥렌터카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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