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의 서울중앙지검 검사들도 '집단행동' 가세했다

입력
2020.11.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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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기 부부장급 검사들  먼저 秋 비판 단체입장 표명
평검사들도 뒤따라 "검찰 정치적 중립 훼손" 성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ㆍ직무집행정지 조치에 항의하는 검찰의 집단반발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성윤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의 부부장검사들과 평검사 일동도 추 장관에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들까지 집단행동에 가세하면서, 추 장관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소속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 일동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정지는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이뤄져 절차적 정의에 반하고, 검찰개혁 정신에도 역행한다”면서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다만 “우리는 검찰의 과오에 대해 깊이 자성하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개혁 방향에 공감하고 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혀, 이번 입장표명이 개혁에 대한 저항은 아님을 강조했다.

뒤이어 서울중앙지검 연수원 36기 이하 평검사들도 추 장관 조치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평검사들은 “몇 개월간 지속된 일련의 사태에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법무부 장관의 이번 조치는 법률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제의 취지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이념인 적법절차원칙과 법치주의에 중대하게 반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과 절차의 정당성이 없어 위법ㆍ부당하다"면서 “이번 조치를 즉시 취소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인력과 수사력 측면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서울중앙지검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부부장검사들의 집단성명에 이어 140여명에 이르는 평검사들마저 ‘추 장관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는 사실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성윤 지검장이 ‘친(親)추미애’ 성향으로 분류되는 데다 윤석열 총장과 대립해 온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전국 검찰청에서 동시다발적인 평검사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이날 오후까지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합의된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평검사들은 이날 오전까지도 “전체 부서별 평검사 입장을 확인하자”며 회의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평검사들은 서울중앙지검이 전국 최대 검찰청이라는 점을 고려해 회의 개최를 다시 검토해 보자는 '신중론'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은 업무부담이 워낙 크다 보니 검사들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인원이 많고 견해도 다양해, 과거에도 다른 일선청이 먼저 움직인 뒤 뒤따른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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