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TP 노조 "원장 사퇴 없으면 전남도에 재감사 청구"

입력
2020.11.26 16:43
유동국 원장 재임용 앞두고 성명 발표 
국민권익위·감사원에도 감사 청구 예정



전남도 산하 출연기관인 전남테크노파크(전남TP) 노동조합은 유동국 원장 재임용을 앞두고 공정한 재감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취임 전 전용차량 배정 의혹과 갑질 논란에 휩싸인 유 원장이 자기반성은 뒷전이고 최근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며 '남의 탓'으로 돌린 행태에 따른 것이다.

전남TP 노조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조합은 유 원장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재단과 기업의 피해 발생, 직원 갑질, 관용차 사적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면서 "전남테크노파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유 원장이 즉각 사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만 보존하려는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어 전남도에 재감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용차'사용과 관련, 명백한 증거자료를 통해 의혹을 제기했지만 전남도와 전남TP에서는 사실 확인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공정한 감사를 요청했다.

노조는 관용차 사적 사용과 관련, 지금까지 광주에서 순천으로 내려오는 기록만 총 87건에 이른다. 2019년에 64건, 2020년에 23건이다. 이중 일요일 아침 8시부터 관용차를 사용하고, 저녁쯤 순천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적사용이라는 지적이다.

또 행정사무감사 거짓 증언과 관련해 "관용차 지침 변경 건은 누가 보더라도 원장이 간접적으로 지시한 것이 명백하다"며 "그 지시를 담당부서 직원이 완벽한 이행을 위해 노트에 꼼꼼하게 기록한 증거가 있음에도, 도의원 앞에서 '지시한 적 없다, 취임하기전 규정이 바뀌어 있었다' 라며 거짓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조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예산 집행과 직원 갑질 등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유 원장이 업무수행 명목으로 노트북 450만원, 데스크톱 300만원가량, 태블릿PC(에어팟 20만원·키보드 25만원·케이스 13만원·펜슬 16만원) 320만원, 외장하드 100만원, 접이식 키보드 약 40만원 등 전산용품만 1,200만원을 구매했다. 또한 전용차 사이드스텝, 옷걸이, 트렁크 정리함 등을 국민 혈세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갑질도 이어졌다. 관사 입주를 준비하던 직원이 한정된 예산으로 가전제품 구매를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직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TV 채널 변경이 느리다, 왜 D사 TV를 샀느냐, 아직도 D사가 TV를 제조하느냐'는 등 불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곤 전남TP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은 한 푼 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원장은 최고 사양의 노트북과 100만원짜리 외장하드를 구매도 모자라 직원들앞에서 담당 직원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며 "언제까지 자기반성은 없고 직원 탓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조합은 유 원장이 즉각 사퇴하지 않으면 관용차 사적이용, 직원 갑질, 상식에 맞지 않는 예산 집행 등을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키로 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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