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월초 1차 대유행 때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 환자 수도 400명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물론, 정부도 앞으로 최소 일주일 간은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되리라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가 오래 살아남는 계절적 요인, 그간 누적된 무증상·경증 환자 등을 감안하면 확산세가 일주일을 넘어, 훨씬 더 길게 이어질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마지막 겨울, 3차 대유행 위기가 본격화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전일 대비 583명 늘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의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환자 수가 급증했던 3월16일(518명) 이후 8개월여 만에 500명 선을 넘었다.
전체 확진자의 70~80%가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늘었다. 서울 208명·경기 177명·인천 17명 등 총 402명이었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수도권 또한 전국 각지 한 곳도 빠짐없이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10개 시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5~2단계로 격상했다.
전날 300명대에 그쳤던 확진자 수 증가 폭이 하루 만에 불어난 건 여러 곳에서 터진 집단감염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댄스교습 학원은 지난 23일 이후 누적 확진자가 66명에 달했다. 경기 연천군 군부대에 발생한 집단감염 역시 25일 이후 누적 확진자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경남 창원, 전북 군산 등 곳곳에서 10여명 이상 집단감염 사례가 잇달아 나왔다.
정부는 이런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감염집단당 확진자 수, n차 전파고리 둘 다 늘고 있어서 이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 보지 않는다"며 "내달 초까지 400~600명대 신규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주 1,000명대에 이르리란 예측까지 나온다. 아직까지 '정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다 1,2차 대유행 때보다 3차 대유행이 더 길고 고통스러울 것이라 전망도 나온다. 무증상·경증 환자가 많이 누적돼 있고,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바이러스가 오래 생존하기 좋은 계절적 요인 등이 겹쳐져 있어서다.
국내외 백신 개발 소식도 있지만, 이 또한 코로나19 종식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국내 도입 문제가 있고, 거기에다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성문우 교수팀과 국립중앙의료관 진단검사의학과는 1차 감염 후 면역력이 생겼더라도 변이된 바이러스에 의해 재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아직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백신을 접종해도 예방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수도권 2단계 적용 효과를 평가하기도 전에 또 다시 단계를 올리는 건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