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원인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가능성 낮아"

입력
2020.11.26 17:28
사참위, 급변침 원인 검증모형 결과 발표
선원 추가 조사 통해 최종 결론 내릴 예정




'세월호'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6일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세월호 급변침 원인 검증을 위한 실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사참위는 그동안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방향타 제어장치인 솔레노이드 밸브(전자 밸브) 고착 가능성이 낮다는 모형시험 결과를 내놓았다.

이날 사참위는 세월호 블랙박스 녹화 영상 등으로는 고착과 시점 확인이 제한적이었다며 유가족이 촬영한 동영상 확보와 선원의 재조사 등으로 정확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내비쳤다.

사참위는 그동안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급선회의 원인, 횡경사(선박이 현 측으로 기운 상태)의 원인, 급속한 침수 원인 등을 조사해왔다. 세월호 침몰이 우현 급선회로부터 시작된 만큼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고자 세월호 조타장치 모형을 제작해 실증 시험을 했다.

앞서 선조위 위원 6명 중 3명은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해 러더(Rudeder·방향키·방향타)가 우현으로 각도를 바꾸는 등 조타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이 우현 급선회의 원인이라고 밝혔으나 다른 3명은 선체 내부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외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제기했다.

사참위는 세월호와 동일한 형식과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제조사의 자문을 받아 조타 장치 모형을 만든 뒤 여러 시나리오를 적용해 방향타의 움직임을 검증했다.

실험은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이 발생한 것을 전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조건은 인천행 타기 장치 한 대만 사용했다. 조타수가 우현 5도로 조타하고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발생, 방향타 우현 각도 변경, 세월호 우현 급선회, 인천행 타기 장치 정지 및 제주행 작동, 조타수 좌현 8도 각도 변경순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조건은 인천행과 제주행 타기 장치 두 대가 동시에 작동했다. 조타수가 우현으로 각도를 변경해 조타하고 인천행 타기 장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발생, 방향타 우현 각도 변경, 세월호 우현 급선회, 조타수 좌현 8도 조타 순으로 진행됐다.

전원위원회 논의 결과 첫 번째 조건은 맞을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작다는 결론이다. 이 조건이 가능하려면 인천행 타기 장치를 정지하고 제주행을 작동하는 선원들의 긴급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선원들은 현재까지 이러한 긴급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선원들은 사법기관 사고조사와 법정에서 시종일관 우현 각도 변경 조타 행위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참위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 여부 및 긴급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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