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슬라 간다" vs "버블 터진다"… '극과 극' 전망 속 또 치솟는 테슬라

입력
2020.11.26 13:10
테슬라 24일 3%대 또 급등
S&P500 편입에 수급 '호재'
"지나친 고평가" 논란은 여전

테슬라 주가가 또 심상치 않다. 최근 약 3개월 가까이 400달러 초반대 박스권에 갇혀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더니, 어느새 600달러를 바라보게 됐다. 미국 현지에선 테슬라 목표주가가 1,000달러까지 높아졌다. '친환경'을 앞세운 바이든 정부 출범이 테슬라 주가를 더 끌어 올리고 있지만, 반대편에선 극도의 경계론도 여전하다.

다시 시동 건 테슬라 주가... 1,000달러 간다?

2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날보다 3.35% 오른 5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에만 테슬라 주가는 48% 급등했다. 특히 지난 16일 테슬라가 S&P500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40% 이상 올랐다. 올 들어 테슬라의 주가 상승률은 무려 586%다.

24일엔 사상 처음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25일 기준 시총은 5,400억달러(약 600조원)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약 400조원)보다도 200조원 가량 높다. 덕분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제치고 전 세계 부호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내달 21일 예정된 S&P500지수 편입을 계기로 투자자의 기대는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유동성(현금)을 바탕 삼아 S&P500 편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시장을 밀고 있는 만큼 테슬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미국 증권업계도 이런 기대감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쉬는 최근 테슬라 강세 시나리오 목표주가를 기존 8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향후 2년 안에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테슬라의 가치를 보수적으로 봐 오던 모건스탠리도 최근 투자의견을 '비중 유지'에서 '비중 확대'로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주가가 최대 1,06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학개미 '환호'... 일각선 "버블 주의보"

올해 테슬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서학개미'의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이다. 지난 25일 기준 보관규모만 57억1,200만달러(약 6조3,100억원)로, 이는 테슬라 시총(약 600조원)의 1%가 넘는다. 서학개미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테슬라 주식을 3,200억원 이상 사들이며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반면 의심의 눈초리도 여전하다. 사실 테슬라만큼 '극과 극'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기업도 흔치 않다. 테슬라를 향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집"이란 혹평을 쏟아내며 줄곧 회의론을 주장해 온 미국 투자리서치 회사 뉴컨스트럭트는 "밸류에이션 버블이 터질 때 남는 건 투자자들의 눈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재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00배가 넘는다. PER이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이익과 비교한 현재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수치다. 즉 테슬라의 전체 주식가치가 1년간 순이익보다 1,000배 이상 크다는 의미로 그만큼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끊임없이 '거품론'에 시달리는 배경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테슬라 주가는 장기 성장성(실적)을 가시화하는 이벤트 위주로 주가가 등락해왔다"며 "상대 가치평가를 적용할 만한 동일 그룹(Peer Group)이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전통적 밸류에이션의 신뢰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상장 이래 고평가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대표적 성장주"라며 "향후 주가 역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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