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전세 등 정부 '영끌' 대책도 전셋값 상승세 못 눌렀다

입력
2020.11.26 15:30
15면
파주 집값은 '풍선효과' 뚜렷해져

정부가 지난주(19일) 가용 물량을 총동원한 전세대책까지 발표했지만, 전세난이 수그러들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주 지방 전셋값은 오히려 지난주보다 더 뛰었다. 새로 규제지역에 묶인 경기 김포시 등의 집값은 잠잠해졌으나, 대신 인근 파주 등 지역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0%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률이며,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정부의 이른바 '영끌(온갖 수단을 동원한)' 전세대책에도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서울 전셋값 또한 지난주 상승률과 동일한 0.15%를 기록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세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저금리 및 청약 대기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선 되레 전셋값이 더 오르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이번주 전셋값 상승률은 0.34%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 높아졌다. 세종은 지난주보다 0.21%포인트 상승한 1.36%를 기록했으며, 울산도 0.18%포인트 오른 0.75%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세종은 저가 아파트 단지 위주, 울산은 주거 및 학군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규제 피해 '풍선효과'

신규 규제지역 집값은 상승세가 가라 앉았다. 이번주 경기 김포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1.75%포인트 낮아진 0.98%에 그쳤다. 대구 수성구도 지난주 1.16%에서 0.56%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이 두 곳과 해운대구 등 부산 5개 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매수세가 줄어들며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다만 교통 호재 등 주거환경 개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고 밝혔다.

반대로 비규제지역에선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가 대표적이다. 이번주 파주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06% 올랐다. 지난주 상승률보다 0.28%포인트 높아진,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울산 아파트값도 0.65% 오르면서 파주시처럼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파주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서울 지하철3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 기대감이 높은 운정신도시 위주로 올랐다"며 "울산은 학군이 우수하거나 정주여건이 양호한 곳 등에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