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3차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본예산에 반영해 자영업자 등 코로나 취약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다만 재원 마련과 지급범위 등 ‘디테일’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커, 일주일 남은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3차 재난지원금 ‘조기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낙연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자영업자 등의 피해를 거론하며,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찾고 야당과 협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격상 초기이지만 연말연시 매출로 만회를 기대했던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며 “당장 피해가 큰 피해업종과 위기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가세했다.
당초 민주당은 3조6,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자는 국민의힘의 주장에 대해 ‘선 본예산 처리→후 지원금 논의’ 수순을 고수하며 난색을 표했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兆)단위 신규 사업을 넣는 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후 당 안팎에서 3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관련 예산을 본예산에 반영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사실 애초부터 지도부에선 재난지원금 조기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다만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했기에 대외적으로 신중론을 견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국민에겐 ‘한국판 뉴딜 예산을 깎고, 그 돈으로 재난지원금 주자’는 야당 주장이 더 피부에 와 닿을 수밖에 없다”며 “야당에 계속 끌려 가기보다는 우리 당이 논의를 주도하는 게 낫다”고 언급했다.
관건은 재원이다. 일단 민주당은 ‘한국판 뉴딜’ 예산(21조3,000억원)을 삭감해 3차 재난지원금을 마련하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선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판 뉴딜을 제외한 다른 예산을 삭감하거나 △추가 국채(빚)를 발행하는 식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예산안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 감액은 쉽지 않다”며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555조8,000억원의 ‘슈퍼예산’ 규모(총지출)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 심사를 거치며 불어난 것은 1조원이 늘어난 2010년도 예산안 처리 이후 10년 만이다.
민주당은 내년도 본예산에 3차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예비비를 증액한 후,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발(發) 피해 규모가 집계되면 세부 지급대상을 확정해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동일하게 영업 제한 피해를 본 소상공인ㆍ택시기사 등 300만명에게 100만~200만원씩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총론에는 여야가 공감하고 있지만, 어느 계층에, 얼마나 줄지, 그 돈은 어떻게 마련할지 각론은 비어 있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