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부터 n번방, 부동산까지‘ 올해 교양서엔 한국 사회를 뒤흔든 이슈가 오롯이 담겼다.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는 정확한 정보와 통찰력으로 코로나 시대를 탁월하게 진단했다는 평가다. 경험의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 뾰족하게 목소리를 낸 책들도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자본주의를 날카롭게 분석한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n번방의 실체를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의 분투기인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가 대표적이다. 중산층 세습 구조에서 불평등의 근원을 찾아낸 ‘세습 중산층 사회’, 부동산 공화국의 원인과 해법을 찾아나선 ‘내 집에 갇힌 사회’는 각각 방대한 데이터와 심층 연구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공부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던진 ‘공부란 무엇인가’, 과학기술사 연구의 결정판인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교양 과학 주제로는 생소한 양자물질 분야를 가독성 있게 다룬 '물질의 물리학'은 중량감 있는 저자들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책들이다. 튀김을 과학적 서술로 승화한 ‘튀김의 발견’, 성공에 대한 통념을 뒤집은 ‘멀티팩터’는 대중교양서의 다양성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세습 중산층 사회
조귀동 지음·생각의힘 발행
90년대생의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고 분석한다. 한국 경제의 구조와 그 변화 과정에 대해 활발히 연구해온 저자는 치밀한 수집과 탄탄한 분석을 무기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촘촘히 뜯어본다. ‘세습 중산층’이라는 용어를 중심으로, 20대의 취업, 결혼, 주택 구입 등 계층 분화 양상을 분석한다. 새로운 세대 담론으로 한국 사회에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내 집에 갇힌 사회
김명수 지음·창비 발행
한국인 특유의 ‘생존주의 주거전략’을 분석해 ‘집값불패’ 신화의 원인과 주거문제의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투기가 결코 특정 소수의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지금껏 ‘내 집’이 생활 장소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배타적 생계수단으로 자리 잡은 내력을 조명한다. ‘영끌대출’부터 ‘똘똘한 한 채’까지, 복잡다단한 한국인의 투기 열망을 폭넓은 관점으로 바라본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추적단 불꽃 지음·이봄 발행
N번방 최초 보도자이자 최초 신고자인 ‘추적단 불꽃’의 르포 에세이. 언론에 보도된 적 없는 N번방 추적기와 자신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오랜 시간 자행돼 온 범죄를 폭로하고 신고하기까지, 그 과정에서 느낀 분노와 좌절, 트라우마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동시에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린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박정훈 지음·빨간소금 발행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박정훈이 폭로하는 한국의 배달 산업 구조 이야기. 주문 중개 앱과 배달 대행 플랫폼의 분리라는 독특한 구조가 낳은 각종 문제들을 지적한다. 플랫폼 시장과 배달 라이더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대안 찾기를 모색한다. 함께 실린 현직 배달 라이더들의 사연은 배달 라이더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이재갑, 강양구 지음·생각의힘 발행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서 분투한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와 집요한 취재를 자랑하는 강양구 과학전문 기자가 만나 코로나19와 우리 사회를 진단한다. 치료와 방역 현장의 생생한 기록과 함께, 질병관리본부, 공공의료, 역학조사관, 혐오 등 바이러스와 관련된 각종 키워드 중심의 대담으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어크로스 발행
공부에 관한 논의가 입시 제도에 대한 토론으로 축소된 오늘날,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김영민 교수는 공부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리드미컬한 공부 조언을 펼친다. 쓰기, 읽기, 생각하기, 질문하기를 통해 공부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스스로의 견해를 만들 기회를 제공하고, 차원 높은 사유의 영역으로 이끈다.
▦세상을 바꾼 기술 기술을 만든 사회
김명진 지음·궁리 발행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최우수저술상 수상자가 꼽은 현대사회를 바꾼 과학기술사의 10가지 결정적 주제. 인쇄술부터 스마트폰까지, 기술의 등장 배경이 되는 당대 사회의 맥락, 기술의 발전 및 확산 과정, 동시대 사람들이 보인 반응과 태도 등을 균형 있게 서술한다.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과학기술사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물질의 물리학
한정훈 지음·김영사 발행
현대물리학의 가장 큰 분과인 응집물질물리학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책. 저자는 지도교수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 이후 수많은 대중 강연과 글쓰기 경험을 바탕으로, 물리학 이론을 일상의 언어로 능숙하게 설명해낸다.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부터 양자과학 시대의 위상 물질에 이르는 ‘물질’의 역사를 물리학자들의 삶과 시대 배경, 자신의 경험을 엮어 흥미롭게 소개한다.
▦튀김의 발견
임두원 지음·부키 발행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자 20년 전통 돈카츠 전문점의 사위가 풀어놓는 튀김을 향한 애정. 물리, 화학, 재료공학, 인문, 사회, 역사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튀김이라는 요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본다. 튀김 요리의 탄생 배경에 숨은 역사와 경제 논리, 문화 키워드 등을 발견하면서, 교양 상식과 과학 지식을 맛깔나게 엮어낸다.
▦멀티팩터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발행
‘골목의 전쟁’ 저자 김영준이 들려주는 성공을 위한 조언. 성공에 대해 잘못 알려진 우리의 통념을 재점검하고, 프리츠 컴퍼니에서 무신사까지 요즘 핫한 국내 기업의 알려진 성공 요인 뒤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그들이 성공의 멀티팩터를 어떻게 획득하고 연결하며 활용하고 통제했는지를 보여준다. 자원의 축적과 활용을 통해 성공의 축을 이동하는 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