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고쳐 부족한 전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을 놓고 국민적 반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호텔이라도 활용해 전세를 공급하겠다며 국민들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국민들은 여론과 동떨어진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대차 3법 폐지 및 고위공직자 공공임대 의무 거주에 대한 법률'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시행 중인 임대차3법 폐지와 고위공직자의 공공임대주택 거주를 요구하고 있다.
청원인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주택난은 임대차 3법 때문"이라며 "인정하고 싶으시지 않겠지만 이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오를 인정하고 임대차 3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과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경제와 관련된 부서의 고위 공직자는 임기동안 국가에서 그리도 좋아하는 공공임대에 의무적으로 거주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며 "호텔을 개조한 공공임대면 더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일부 여권 의원들의 반응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인 진선미 의원은 20일 임대주택 현장에 참석,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전세대책이 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는 빠지고, 선호가 낮은 빌라, 오피스텔 등 공공임대로만 채워져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진 의원이 강동구 고급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 솔베뉴’(전용면적 84㎡)에 전세로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에는 비난 글이 쏟아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9일 전세대책 브리핑에서 호텔 전세 정책에 대해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주택으로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며 "머지 않아 근사하다 그럴까, 잘 돼 있는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사를 타진하는 호텔이 꽤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전·월세로 공급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반응은 서늘하기만 하다. 리얼미터가 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이번에 발표된 전세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39.4%에 그쳤다. 특히 주택 '패닉바잉'(공황구매)의 주축인 30대의 부정 응답은 64.1%에 달했다. 긍정 응답은 29.4%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