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가장 피해도 작으면서 청정 국가를 일찍 만들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24일 전했다.
서 회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음 달에 (항체 치료제) 데이터의 안정성과 효능에 문제가 없다고 치면 한국은 치료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르면 연내 사용 승인을 받고 내년 초 공급에 들어갈 수 있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해당 치료제는 국내에서 임상 2상 진행 중으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
서 회장은 "(임상)1상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에 의미가 있다고 나왔다"라며 "(임상 2상)결과는 한 1개월 뒤에 나오는데 잘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연내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 항체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대로 이뤄질 경우 "전 국민에게 항체 치료제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지급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라고 했다. 때문에 내년 하반기에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마스크 없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관련 치료제·백신 등의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은 '자국민 보호'에 역점을 두겠다고도 전했다. 서 회장은 "원래 팬데믹이 돌면 자국 기업은 국가의 공공재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향후 치료제 공급 시 국내는 해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로 했다. 서 회장은 "미국의 제약사 릴리나 리제네론이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정부에 한 사람 치료하는 데 한 400만원에서 450만원 정도에 판매했다"며 "(셀트리온은) 우리나라에는 원가로 공급하겠다고 이미 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선언대로라면 국내 치료제 가격은 40만 원 안팎이 될 수 있다.
외국에서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항체 치료제를 해외 국가에 판매할 때에는 정부와 논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국가의 정책에 맞춰서 우리는 (치료제를) 공급하겠다"라고 거듭 말했다.
45세의 나이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기업을 제약·바이오 업계 1위로 키워낸 서 회장에게는 '흙수저 신화'라는 말이 늘 따라붙는다. 국내에서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은 주식 부자다. 올해 3·4분기 기준 그의 주식재산은 4조7,000억 원에 달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그룹의 시가 총액이 60조원에 가깝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 세계 제약사 30만개 중 (셀트리온은) 30위권 즈음에 있다"고 전했다. 1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에 제3공장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딱 하나만 꼽겠다면서 "한국인이었고 한국인들하고 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한국인"이라며 "한국인은 '우리'라는 말에 익숙해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라는 애사심만 있으면 능력을 전 세계 어디로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걸 제가 보여 줬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