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미국선 400만원대지만…"서정진표 40만원선"

입력
2020.11.24 11:00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TBS 라디오 인터뷰
"항체치료제 2상 진행...문제 없으면 긴급 사용 승인"
"미국 회사는 1인당 400만원...우리는 원가에 공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가장 피해도 작으면서 청정 국가를 일찍 만들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24일 전했다.

서 회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음 달에 (항체 치료제) 데이터의 안정성과 효능에 문제가 없다고 치면 한국은 치료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르면 연내 사용 승인을 받고 내년 초 공급에 들어갈 수 있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해당 치료제는 국내에서 임상 2상 진행 중으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경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다.

서 회장은 "(임상)1상에서는 성공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에 의미가 있다고 나왔다"라며 "(임상 2상)결과는 한 1개월 뒤에 나오는데 잘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연내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 항체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대로 이뤄질 경우 "전 국민에게 항체 치료제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지급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라고 했다. 때문에 내년 하반기에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마스크 없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팬데믹서 기업은 국가의 공공재 돼야"

코로나19 관련 치료제·백신 등의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은 '자국민 보호'에 역점을 두겠다고도 전했다. 서 회장은 "원래 팬데믹이 돌면 자국 기업은 국가의 공공재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향후 치료제 공급 시 국내는 해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로 했다. 서 회장은 "미국의 제약사 릴리나 리제네론이 (치료제) 허가를 받으면서 미국 정부에 한 사람 치료하는 데 한 400만원에서 450만원 정도에 판매했다"며 "(셀트리온은) 우리나라에는 원가로 공급하겠다고 이미 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선언대로라면 국내 치료제 가격은 40만 원 안팎이 될 수 있다.

외국에서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항체 치료제를 해외 국가에 판매할 때에는 정부와 논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서 회장은 "국가의 정책에 맞춰서 우리는 (치료제를) 공급하겠다"라고 거듭 말했다.

'흙수저 신화' 주식 부호… "한국인이라 성공"

45세의 나이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기업을 제약·바이오 업계 1위로 키워낸 서 회장에게는 '흙수저 신화'라는 말이 늘 따라붙는다. 국내에서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은 주식 부자다. 올해 3·4분기 기준 그의 주식재산은 4조7,000억 원에 달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그룹의 시가 총액이 60조원에 가깝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 세계 제약사 30만개 중 (셀트리온은) 30위권 즈음에 있다"고 전했다. 1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송도에 제3공장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딱 하나만 꼽겠다면서 "한국인이었고 한국인들하고 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한국인"이라며 "한국인은 '우리'라는 말에 익숙해 있다. 그래서 우리 회사라는 애사심만 있으면 능력을 전 세계 어디로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걸 제가 보여 줬다"라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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