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국 생명공학회사 리제네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해 긴급사용을 허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당시 실험 중인 이 치료제를 활용해 주목받았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FDA는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REGN-COV2(단일클론항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 치료제가 12세 이상의 경증 코로나19 환자와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FDA는 설명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단계까지 병증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약물을 투여한 고위험군 환자들은 위약(플라시보)을 투약한 대조군과 비교해 투약 시작 28일 이내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실에 가는 비율이 낮았다. FDA는 이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과성 평가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REGN-COV2는 2개의 단일클론(단클론) 항체를 혼합한 치료제다.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장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가져와 개발된다. 바이러스 돌기 부분에 달라 붙어 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에 침투하거나 증식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질병을 치료한다. 앞서 지난 9일 같은 방식의 단일클론 항체료체로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캐나다 생명공학업체 엡셀레라와 함께 개발 중인 'LY-CoV555'가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다만 리제네론 치료제가 대량 공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리제네론 항체치료제는 생산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제품이라 처음에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만 공급하기에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릴리와 리제네론에서 각각 치료제 30만개를 구입했으나 현재 매일 20만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달 초 리제네론 측은 이달 말까지 8만명 환자 복용분을 생산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총 30만명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치료제 외에 코로나19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전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한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미 FDA와 영국 보건당국에 신청했다. 업체 측은 "다음 달 중순이나 말까지 미국에서 고위험 인구에 대한 백신 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승인 이후 몇 시간 안에 백신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내달 8~10일 회의를 열고 백신 승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고 영국 정부도 관련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