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제발 집에 계시라”...정작 소비쿠폰에는 침묵

입력
2020.11.20 16:14
6번째 코로나19 대국민 담화 발표 
"송년회 등 연말 모임 취소"  촉구 
경제부처는 소비쿠폰 발급 지속  '엇박자' 논란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각종 연말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필수적 활동 이외에는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 달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유행' 우려가 커지자 정 총리가 직접 나서 외출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코로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소비 진작을 위해 재개한 소비쿠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엇박자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문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며 다시 한번 ‘K-방역’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총리가 코로나19에 대해 대국민담화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3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세가 거세지자 외부 대면 활동 자제를 부탁한 것이다. 정 총리는 "직장인들은 송년회, 회식모임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해달라"며 "기업에서도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일터 방역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과 관련해선 “정부는 모든 수험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정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정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과 맞물려 확진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방역에는 독(毒)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백신이 실제 국민들에게 접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는 마스크 쓰기 등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만이 유일한 예방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방역 대응 혼선’ 논란이 일고 있는 소비 쿠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는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소비쿠폰 발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전날 “거리두기 1.5단계에서는 철저한 방역조치 아래 소비쿠폰 사업이 지속될 것”이라며 “확산세가 심해진다면 그때 가서 부처들과 함께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외출을 유도하는 소비 진작 정책을 펴면서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3차 추가경정예산안 발표 당시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숙박 외식 업계 등 8대 분야에 1,684억원을 투입해 소비쿠폰을 발행하기로 했다. 2만원씩 3차례 외식하면 1만원을 환급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8월 중순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쿠폰 발급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22일 재개됐다.

조소진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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