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노조 우려에 진화 나선 대한항공 사장 "구조조정 없다"

입력
2020.11.20 14:48
"중복 노선 통폐합 대신 시간대 조정 나설 것"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M&A) 이후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중복 노선은 통·폐합 대신 시간대 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양사 노조의 우려가 더욱 커지기 전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우 사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22차 관광산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항공은 51년 간 한 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며 "아시아나를 인수한다고 해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노조들도 잘 알고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와 협력사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자회사, 협력사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며 "노조와 이런 것에 대해 얘기하고, 우려가 있다고 하면 오해를 풀며 저희가 협의하겠다"고 했다.

우 사장은 중복 노선에 대한 통폐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복 노선 통폐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비슷한 노선을 조율해 시간대를 분산하고, 요일대를 재분재하는 등의 문제는 인수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들어온 후 합병이 진행되면서 이뤄질 문제"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통합 시너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하면 비용이 줄어 효율성이 좋아진다"면서 "화물이 굉장히 좋아 올해도 영업이익이 날 것이다. 화물 사업을 강화해 직원을 다 유지하며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각각 유급 휴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회복 전까지는 (인수 이후에도) 휴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사장은 독과점 논란 및 운임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자매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와 대한항공은 독자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과점은 없을 것이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LCC 통합과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경쟁하고 손님도 뺏어가지만, 대한항공이 어떻게(간섭)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항 슬롯(항공기 이착륙률 허용능력) 점유율이 현재 대한항공 26%, 아시아나항공 14%로 둘이 합해도 40%"라며 "(외국 공항의 외국 항공사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강성부펀드)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대응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줄 것이고 적절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3자연합 이슈보다는 계열사 통합하고 시너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실사 일정에 대해서는 "실사 조직을 구성했고, 실사를 바로 진행할 것이다. 우선 서류로 실사를 한 다음에 필요하면 현장에서 대면 인터뷰나 현장 실사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 마일리지 통합 비율과 관련해서는 "실사를 통해 합리적으로 통합 비율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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