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땅을 공원화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해당 부지를 매입하도록 한 뒤 시유지인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땅과 교환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19일 “서울시와 LH가 서부면허시험장을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와 교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마무리 짓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LH를 통한 3자 매입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직접 대한항공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하는 것보다 매입 시기를 상당 기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교환은 등가교환방식으로 정해졌다. 특히 가장 중요한 매매가격은 최대한 시세에 가깝게 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감정평가를 통해 송현동 부지의 매매가격을 산출한 뒤 그 금액만큼 서부면허시험장의 대지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이때 LH가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현재 자연녹지지역으로 분류된 서부면허시험장을 서울시가 3종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등 충분한 여건을 조성한 뒤 감정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약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서부면허시험장의 시세가 약 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송현동 부지와 엇비슷해지거나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감정평가법인을 각각 2곳씩 추천해서 4개 법인이 도출한 감정평가액을 산술 평균해 시세를 산정할 것”이라며 “워낙 부지가 넓어 (현재 언론에 나온) 5,000억원 보다 더 높아질 지 낮아질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대한항공 간 갈등의 골이 깊은 가운데 권익위가 3자 매입방식이란 카드로 중재에 나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가격결정방식과 계약시기 등의 항목에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재 하에 오는 26일쯤 송현동 땅 매입 등에 관한 최종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