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는 신라면보다 안성탕면… 지역별 '라면 입맛' 달랐다

입력
2020.11.19 13:34
16면


'지역별 라면 입맛은 다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라면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30년째 1위인 신라면의 입지는 더 단단해졌고 올해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흥행으로 짜파게티 인기가 전국적으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지역별로 선호하는 라면이 조금씩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닐슨코리아가 올해 3분기까지 전국 라면 매출을 집계한 결과 신라면와 짜파게티, 안성탕면, 진라면매운맛, 팔도비빔면이 차례대로 전국 매출 톱5를 형성했다. 올해 신라면 판매 비중은 9.9%로 1991년부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짜파구리 신드롬 주역인 짜파게티는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증가한 7.1%를 기록,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위에 올랐다.


지역별 매출 조사에서는 경상도와 전라도 소비자들이 각각 안성탕면과 삼양라면을 선호했다. 신라면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지역은 부산과 경남으로, 이 곳에선 안성탕면이 '넘버1'을 차지했다. 경북에서도 안성탕면은 2위를 기록했다. 된장맛을 선호하는 경향의 경상도 소비자들이 우거지 장국 맛을 살린 안성탕면에 끌린 것으로 보인다.

전라도에선 다른 지역과 달리 삼양라면이 3위로 순위권에 포함됐다. 삼양라면이 상대적으로 매운맛의 강도가 낮기 때문에 지역 내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특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군부대가 많고 레저와 휴양시설이 밀집한 강원도 지역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육개장사발면이 3위에 올랐다. 오뚜기는 수도권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진라면매운맛이 서울, 경기, 충북 지역에서 4%대 점유율로 3위에 안착했다.


한편 코로나19 영향으로 1~3분기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5.1%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11, 12월 라면 성수기 판매량까지 고려하면 연말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된 2018년 판매량(2조9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맹하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