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일 전2권
유경순 지음. 홈플러스일반노조 기획. 이른바 ‘비정규직보호법’의 시행을 앞둔 2007년 6월 30일, 홈에버 월드컵점을 멈춰 세웠던 여성노동자들이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40대 전후의 기혼여성들로, 마트에서 아줌마, 멸치언니, 황태언니로 불리던 이들이었다. 이 책은 벌써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린 그 사건을 역사로 다시 쓰기를 시도한다.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저자 유경순은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저항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510일 파업을 끝까지 함께한 이들의 구술을 바탕으로 처음 기록한다. 투쟁을 통해 마침내 인격을 가진 노동자라는 시선을 얻어낸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싣는다. 봄날의박씨·1권 576쪽, 2권 568쪽·각 2만5,000원
◇예술과 정치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괴테와 함께 독일 문학의 양대 거장으로 평가 받는 작가 토마스 만의 정치비평집이 출간된다. 그의 생애는 독일 제국의 붕괴, 바이마르 공화국의 탄생, 나치 정권 등을 거치며 그의 정치적 입장도 많은 변화를 겪는다. 독일의 휴머니즘 부활을 추구해온 만은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재앙에 대해 시민시대의 대표자로서, 작가의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며 인류애의 고귀함을 역설한다. 아이러니와 유머, 상징과 패러디가 넘쳐나는 그의 글은 비합리적 반지성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호소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다양한 시대적 질문에 대해 회의하고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 청송재·416쪽·2만3,000원
◇슈만 평전
이성일 지음.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음악가 슈만은 아쉽게도 특별한 타이틀이 없는 불운한 천재이자 2등 작곡가 이미지가 강하다. 저자는 그러한 슈만의 자리매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슈만의 삶을 새로이 조명한다. 슈만은 예술 동아리와 평론지를 만든 비평가이자 인간 내면의 복잡성에 매료된 작곡가였고, 동시에 음악과 자신을 일치시킨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였다. 이 책은 슈만과 관계된 사람, 사회문화적 환경, 음악의 내력과 뿌리를 최대한 폭넓게 보여주며 슈만이 어떤 인물인지 볼 수 있는 너른 시각을 제공한다. 풍월당·832쪽·4만8,000원
◇자본주의의 미래
폴 콜리어 지음. 김홍식 옮김. 옥스퍼드 대학교 폴 콜리어 교수가 진단한 자본주의의 미래. 오늘날 시장 실패와 경제 양극화로 인한 이데올로기의 부흥, 대중영합주의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불안이 태동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에서 일한 저자는 합리적 인간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자본주의가 실패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호혜성의 윤리에 토대를 둔 자본주의의 미래를 제시한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맞닥뜨린 위기와 그 원인을 진단하고, 이데올로기와 국가주의 대신 가장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큰 구체적 방안을 다룬다. 나보다 우리에 중심을 두자는 주장은 자본주의의 미래를 바로잡을 혜안을 제공한다. 까치·383쪽·2만원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에드워드 스노든 폭로 사건’ 보도 등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영국의 기자 제임스 볼이 거짓말보다 강력한 개소리를 심층 분석하고 정리한다. 개소리는 거짓말과 달리 진실도 거짓도 신경 쓰지 않고 마구 내뱉는 허구의 담론이다. 저자는 대중이 믿는 사실 중 상당수가 개소리이며, 그들이 얼마나 많은 잘못된 판단을 하는지 폭로한다. 이런 개소리 전략이 왜 우리 삶을 위협하는지, 얼마나 깊고 넓게 퍼졌는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살핀다. JTBC 뉴스룸 팩트체커 이가혁 기자가 국내 사례와 한국 언론 생태계를 분석한 감수의 글을 함께 실었다. 다산북스·400쪽·1만8,000원
◇슈거 대디 자본주의
피터 플레밍 지음. 김승진 옮김. 후기 자본주의의 추악한 이면과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에 천착해온 런던 대학 피터 플레밍 교수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슈거 대디 자본주의’라고 명명한다. ‘슈거 대디’는 부유한 중년 남성이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고전하는 젊은 여성을 만나는 데이트 주선 앱에서 따온 말이다. 저자는 슈거 대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익명적이고 탈인간적인 금전 거래 시스템이면서 매순간 고립된 개인을 지극히 친밀하게 따라다니고 괴롭히는 자본주의를 포착한다. 긱 이코노미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탈공식화라는 흐름에서 파악하며 이를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쌤앤파커스·284쪽·1만6,000원
◇우먼 디자인
리비 셀러스 지음. 신소희 옮김. 19세기 디자인 학교에서 21세기 IT 업계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디자인 분야의 역사 도처에 존재해왔으나 대부분은 이름이 알려지지 못했다. 디자인 역사 연구자이자 작가, 큐레이터인 리비 셀러스가 이들의 업적과 삶을 조명함으로써 온전한 디자인사의 회복을 시도하며, 젠더의 소외를 초래한 맥락을 고찰해 현재까지 존속하는 디자인 산업 안팎의 불합리를 드러낸다. 여성 디자인사의 회복이라는 의미를 위해 이 책도 집필 및 번역, 인포그래픽까지 여성 작업자들의 협업으로 만들었다. 민음사·228쪽·2만6,000원
◇랭킹
피터 에르디 지음. 김동규 옮김. 우리는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자신과 상대를 비교해 서열을 정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에서부터 시작해, 사회적 순위가 매겨지는 원리를 과학적 시각과 사회학적 관찰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모든 노력에는 비교를 통한 랭킹이 숨어 있고, 이사회적 게임을 이용해 돈을 버는 플랫폼 기업들의 민낯을 생생히 보여준다. 랭킹에 대한 이해가 온·오프라인의 수많은 랭킹 사다리에서 자신과 조직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조정할 수 있게 돕는다. 라이팅하우스·364쪽·1만7,500원
◇풍요중독사회
김태형 지음. 심리학자 김태형이 풍요에 중독된 한국인의 심리를 분석한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인의 삶을 학대를 피해 미친 듯이 위계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끝이 없는 위계 속에서 불안을 방어하고,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다 풍요중독자가 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사회비평서이다. 풍요-불안사회의 문제점을 하나씩 톺아보고, 그 원인과 배경을 살핀다. 풍요-불안사회에서 풍요-화목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면서, 극단적인 불평등의 해소를 통해 불안을 풀어갈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한겨레출판·288쪽·1만6,000원
◇걱정이 넘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북
리스 존슨·에릭 처들러 지음. 김성훈 옮김. 휴대전화 때문에 암에 걸리는 게 아닐까. 공중화장실에서 세균이 묻어오지는 않을까. 일상생활 속 무궁무진한 걱정거리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이 출간된다. 이 책은 흔하게 마시는 커피 한 잔부터 소행성 충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철저한 과학적 검토를 거쳐 걱정 지수를 매긴다. 음식, 의학, 환경, 화학물질, 동물, 여행, 기타 등 일곱 가지 분야의 58개 문제를 분석한 걱정 지수를 제시하며, 걱정해도 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현암사·416쪽·1만8,000원
◇나는 대한민국 소방관 김상철입니다
김상철·이원희·정요안 지음. 소방과 재난 그리고 생활 안전에 관하여 일반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다양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해 폭 넓은 정보를 제공한다. 김상철 소방관이 대형재난에 대한 경험을 직접 전하고, 이원희 교수와 정요안 전 서장은 한국 소방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 제안한다. 소방관을 꿈구는 사람들 그리고 소방 및 안전에 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한국 소바의 현실에 대한 과감한 비판거리를 제공한다. 윤성사·192쪽·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