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가 인근에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뱀이 발견됐다. 다행히 이번에 발견된 뱀은 독이 없는 ‘볼파이톤’(Python regius)으로, 집에서 기르다 유기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는 지난 16일 제주시 애월읍 수산저수지 인근에 버려진 상자에 든 ‘볼파이톤’ 1마리를 구조해 보호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볼파이톤은 아프리카 열대성 우림에 서식하는 파충류로, 우리나라에서는 공비단뱀으로 불리며 대중적인 애완 파충류 중 하나로 꼽힌다. 또 볼파이톤의 머리 형태는 제주에 서식하는 독사 쇠살모사와 비슷해 독사로 오인한 주민들이 기겁하는 소동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구조된 볼파이톤은 길이 70㎝, 둘레 10㎝ 크기로 갈색 바탕에 검은 무늬를 지녔다. 볼파이톤은 성체가 되면 1.5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에도 제주시 도련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대형 볼파이톤이 발견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볼파이톤은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있어 야생동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양도양수 시 관련 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적법절차를 밟지 않고 개인 간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어 사육 규모가 정확힌 파악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윤영민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은 “이번에 구조된 볼파이톤은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같은 외래종 유기 동물 중 일부라도 제주 자연환경에 적응할 경우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