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현장] "모두가 패자 돼" 강동호·이가은·김국헌·이진혁 등 '프듀' 피해 연습생 공개

입력
2020.11.18 10:41


'프로듀스 101' 시리즈 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억울하게 탈락한 연습생들의 이름을 공개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PD 등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하며 "고민 끝에 피해 연습생은 공개하되,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은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차선을 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방송 프로그램 공정성이 훼손됐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과 시청자를 속이고 농락하는 결과가 야기됐을 뿐만 아니라 일부 연습생은 정식 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피고인들이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시킨 연습생들이다. CJ ENM의 대표이사도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해 시청자와 팬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면서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선 책임지고 보상할 것이며, 향후 활동 지원 등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를 시행해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재판부는 "순위 조작으로 피해 입은 연습생을 위한 진정한 피해 구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피고인들이 순위 조작으로 탈락시킨 피해 연습생이 누군지 밝혀져야 피해 배상이 가능하다. 피해 연습생에게는 물질적 배상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피고인들이 피해 연습생을 억울하게 탈락시켰다는 것이 공정하게 밝혀지는 게 피해 배상의 출발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도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고인들에 의해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재판부는 "그 이유는 첫째, 피고인들에 의해 순위가 유리하게 조작된 연습생 역시 자신의 순위가 조작됐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둘째, 이름을 밝히게 되면 정작 순위 조작 행위를 한 피고인을 대신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 피고인을 단죄하는 재판이지 오디션 프로그램 진정성 있게 최선 다한 연습생을 단죄하는 재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 관계자들은 이와 같이 차선을 택한 재판부 입장을 이해해주고 또 다른 억울한 피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재판부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이 억울하게 탈락시킨 연습생의 명단을 공개하며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 피고인 변호인이 충분한 시간 두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시즌1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수현 서혜림이 탈락됐고, 시즌2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성현우가 탈락됐고, 시즌2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강동호가 탈락됐다. 시즌3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이가은 한초원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이가은이 5위, 한초원이 6위였다. 시즌4 1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앙자르디디모데가 탈락됐고, 시즌4 3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 김국헌 이진우가 탈락됐다. 시즌4 4차 투표 결과 조작으로는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 탈락됐으며, 최종 순위는 구정모 6위, 이진혁 7위, 금동현 8위였다.

이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는 "연습생들은 평생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은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피고인은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두가 승자가 될 수도 있었던 오디션의 결과는 참담하게도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한편 항소심에서 안준영 PD는 징역 2년, 김용범 CP는 징역 1년 8개월, 이모 PD는 벌금 1,000만 원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징역형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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