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카톡 지갑' 나온다...구독 서비스도 톡으로

입력
2020.11.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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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를 시작한 지 올해로 꼬박 10년을 맞이한 카카오톡은 다른 모바일 서비스들과 달리 이용자들에게 '내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매일 수도 없이 드나들며 메시지를 주고 받고, 주문·배송 알림이나 청구서를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신분증이나 증명서 등을 담는 '전자지갑'이나 구독 서비스 관리 같은 개인적인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18일 개발자 행사 'IF카카오 2020'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서비스들을 직접 발표했다. 두 대표가 기자들 앞에 선 것은 지난해 11월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선언한 간담회 이후 1년 만이다. 조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0년간 '모든 것을 연결한다(Connect Everything)'는 목표 아래 택시와 결제, 은행, 쇼핑 등 평소 이용자들이 불편하게 느꼈던 서비스에 주목해왔다"며 "카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고 운을 뗐다.

먼저 카카오는 신분증과 자격증, 인증서, 증명서 등을 한꺼번에 담아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연내 내놓는다. 결제부터 인증까지 모든 서비스가 오프라인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오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실물 지갑이 필요해 겪어야 하는 불편에 주목한 것이다. 조 대표는 "운전면허증을 모바일로 저장해 소지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고, 현재 연세대와 함께 모바일 학생증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가자격증과 장애인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명서까지도 카톡 지갑에서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카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잃어버리기 쉬운 실물 신분증보다는 디지털 신분증이 훨씬 안정성이 높다고 본다"며 "원천적으로 아이디, 비밀번호 정도를 알아내서는 개인정보 해킹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보안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카톡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편의성 면에서는 다른 앱이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톡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 구독 플랫폼도 선보인다. 카톡 안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듯 터치 몇 번 만으로도 렌탈 계약이 가능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인증·결제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 대표는 "브랜드 채널과 카톡 친구만 맺어도 프로모션 정보부터 청구서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어 기존 실물 구독 서비스에 비해 한결 편리하다"며 "내일부터 바디프랜드와 한샘, 위니아 등의 상품 구독이 가능해지고, 앞으로 식품과 화장품, 청소 예약까지 구독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사업자나 자본이 없는 소상공인들에겐 카톡만 있으면 비즈니스가 가능하도록 도구를 제공한다. 여 대표는 "홈페이지나 앱이 없는 무자본 소상공인이더라도 카톡 채널에서 예약이나 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카톡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만큼 새로운 고객을 발견하고 접근하기도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별도 앱을 일일이 설치할 필요 없이 카톡에서 티켓을 예매하고 물건을 사거나 배송 받을 수 있게 돼 편리해진다.

그러나 모든 서비스가 카톡과 연결되면서 과거에 비해 앱이 과도하게 무거워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톡 메시지 장애가 발생할 때마다 이용자들의 이런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여 대표는 "카톡의 가장 기본적은 기능은 메시지 수신과 발신"이라며 "본연의 핵심 기능을 해칠 것 같은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수백, 수천 번 테스트를 거친 뒤 서비스를 내놓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약속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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