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2주 앞으로 다가온 2021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12월3일)도 비상이다. 고사장 준비부터 입실, 감독까지 예년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입실과정이나 시험도중 주의사항 등을 사전에 잘 숙지할 것을 당부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 수능 응시자는 2만4,402명으로 지난해보다 3,410명 줄었다. 반면 고사장은 49개로 같지만, 시험실은 1,037실로 되레 17실 늘었다. 시험실당 최대 인원을 28명에서 24명으로 축소한 때문이다.
고사장마다 유증상자를 따로 모아 시험을 보는 별도시험실도 4개씩 확보했다. 이와 별도로 자가격리 수험생은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시험장에서, 확진자는 지정한 병원시험장에서 치르도록 했다.
감독관은 시험실마다 2명에서 3명(탐구영역)까지 들어간다. 시험실 증가로 관리요원 및 감독관도 지난해 4,345명이던 것이 올해 5,295명으로 950명 늘었다. 일반시험실 4,382명, 별도시험실 687명, 별도시험장 170명, 병원시험장 20명이다.
시험실 책상에는 반사가 되지 않는 반투명 접착식 아크릴 칸막이가 설치된다. 양면테이프로 책상에 고정할 수 있게 돼 있다. 긴 시험지를 펼 수 있도록 칸막이 중앙 하단부에 공간을 두었다.
칸막이 구입가는 지역별,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1만5,000~2만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칸막이 구입 비용으로 고사장을 확대하는 게 낫지 않냐는 지적도 있다. 4줄 6열로 된 책상배치를 4줄 5열로 하면 거리 두기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고사장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감독관과 방송장비 확충 등의 문제로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며 “시험실당 수험생을 24명에서 20명으로 할 경우 대구에서만 10여개의 고사장이 더 있어야 하고 경험 있는 감독관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을 위해 대구지역 고교 교사의 75% 가량이 감독관으로 차출됐고, 수험생을 둔 교사는 감독관이 될 수 없어 추가 차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예비소집은 예년과 비슷하다. 시험 전날인 2일 오후 1시 소속 학교별로 한다. 수험표를 나눠주고 주의사항을 전달하게 된다. 자가격리자는 직계가족 등이 수험표를 대리수령 할 수 있다.
방역상황 유지를 위해 고사장 건물 내부 출입은 금지된다. 가 보지 않은 고사장이라면 미리 현지 교통상황을 확인하는 게 좋다. 입실시간이 임박해선 주변 교통이 복잡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고, 차량 동선도 파악하는 게 바람직하다.
시험 당일 입실은 예년보다 30분 빠른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 8시10분까지 완료해야 한다.
입실가능 시간이 길어졌지만 실제 입실시간은 줄 수도 있다. 예년엔 7시 이전에 도착하더라도 입실을 허용했지만, 올해는 6시30분부터 가능하다. 체온측정 및 증상확인,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등을 맡은 관리요원이 이때부터 배치되기 때문이다.
발열체크 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년보다 집에서 조금 일찍 나설 필요가 있다.
고사장 출입은 먼저 입구에서 손소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체온측정 및 증상을 확인해 별 이상이 없으면 곧바로 일반 시험실로 들어간다. 이상이 감지되면 재차 측정해 체온이 37.5도 미만이면 일반실로, 그 이상이고 기침 등 유증상자는 별로시험실에서 시험을 보게 된다.
자가격리자는 대구 모처에 마련된 별도의 고사장에서, 확진자는 병원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다. 2일 0시 기준으로 통보된 수험생이 그 대상이지만, 시험 당일 새벽에도 방역당국이 통보해오면 즉각 별도시험장이나 병원시험장으로 옮겨 치르도록 할 방침이다. 사전 통보받은 자가격리자는 자차를 이용해서 이동해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교육당국에 요청하면 119 등의 협조를 받아 구급차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감독관 복장도 예년과 딴판이 된다.
일반시험실 감독관은 마스크와 장갑 정도를 착용하지만, 일반시험장 내 별도시험실과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시험장 감독관은 ‘4단 방호복’을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와 고글에다 방수성 긴팔가운과 장갑을 착용한다.
특히 병원시험장 감독관은 의료진에 준하는 복장을 하고 들어가게 된다. 마스크 고글 장갑에다 레벨D급 전신방호복을 착용한다. 매 시험마다 2인 1조로 들어간다. 자원자로 구성했으며, 병원에는 이들의 방호복 착탈을 도울 전담간호사도 배치한다. 물론 확진 수험생이 나오지 않으면 준비만 하고 실제 '우주복' 감독관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감독과정의 감염을 막기 위해 3차례에 걸쳐 병원시험장 감독관을 대상으로 전신보호복 착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유증상자와 자가격리자, 확진자 답안지는 일반 학생 것과 달리 감독관이 비닐봉투에 밀봉해 소독한 다음 별도로 수합하게 된다.
수험생은 수험표나 임시수험표 발급에 필요한 사진, 흰색수정테이프 등 기본적인 휴대품과 별도로 여분의 마스크를 지참할 필요가 있다. 시험장 내 방역지침을 어길 경우 응시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또 화장실에 가는 등 교실 문을 드나들 때마다 손소독을 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대리시험 방지 등을 위해 1, 3교시에 감독관이 마스크를 잠시 내리게 하고 수험표와 얼굴을 대조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예년 수능일마다 교문 앞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학부모 재학생 등의 응원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교육당국은 사정방역 조치로 수능 1주일 전인 26일부터 고교 전교생에 대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이 기간에 시험실을 소독하고, 책상마다 수능칸막이를 설치한다.
18일 현재 대구지역 수능응시자 중 자가격리자는 8명, 확진자는 0명이다. 이들 자가격리자는 확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14일 이후여서 일반실에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수능은 3일 오전 8시40분(입실 8시10분)부터 오후 5시40분(제2외국어ㆍㆍ한문 미선택수험생 오후 4시32분)까지 치러진다. 뇌병변 등 운동장애 학생은 오후 8시20분에 종료된다.
수능성적은 23일 오전 9시부터 온라인(csatscore.kice.re.kr)과 같은 날 교육청(검정고시 등)과 출신학교에서 성적통지표로 제공된다. 예년에는 발표일이 시험 후 한 달이어서 조기 통지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올해는 성적통지를 최대한 앞당긴 만큼 그 이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