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재정비 작업이 시작된 광화문광장을 두고 "지금 당장 사업을 멈추고, 5개월 후 서울시민이 선택한 자격 있는 새 시장이 시민의 뜻과 전문가의 뜻을 물어 결정하게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일부에서 안 대표에 대한 서울시장 차출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안 대표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누구를 위한 광화문광장 공사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어제 광화문 광장 개조 공사가 시작됐다. 무려 800억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사"라면서 "두 번이나 재검토 결정이 났고, 이 정권 중앙부처도 반대했던 공사를 왜 강행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권한대행 체제의 서울시는 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두고 광화문광장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발표대로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서쪽은 광장으로 만들고, 미국대사관이 있는 동쪽은 7∼9차로로 넓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총 공사비로는 예산 791억 원을 편성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가 권한대행 체제에서 제대로 된 의견 수렴도 하지 않은 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도 없고, 부처와의 합의도 없고, 서울시민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한 마디로 날림 행정, 불통 행정, 유훈 행정의 표본"이라며 "광화문 광장 공사는 남은 임기 5개월짜리 대행체제가 화급을 다투어서 강행할 사업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 보궐선거에서 뽑히는 새 시장에게 결정을 넘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 대표는 "차기 시장이 뽑히고 나면 새 체제에서 시민과 도시계획전문가 그리고 중앙정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대행체제가 명분 없이 밀어붙인다면 새로운 서울시장 체제에서 무리한 공사 강행과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